‘서별관회의 폭로’ 홍기택 괘씸죄?

일주일 만에 감사결과 발표 논란 감사원이 15일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부실과 관련, 홍기택(사진) 전 KDB산업은행 회장 감사 결과를 정부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통보한 것을 놓고 정치권에서 이런저런 뒷말이 나온다. 홍 전 회장이 최근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지원이 정부 압력에 의해 이뤄졌다고 폭로한 터라 괘씸죄가 적용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홍 전 회장은 얼마 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해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지원이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청와대 안종범 경제수석, 임종룡 금융위원장 등이 모인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결정되었다”고 주장했다. 한때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로 불렸고 현 정부의 대표적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던 홍 전 회장이 자신에게 책임이 쏟아지자 이를 반박한 것이다. 

그의 폭로를 놓고 논란이 확산되자 홍 전 회장은 “관계기관 간 협의조정을 통해 이뤄졌다”고 말을 뒤집었다. 정부와 최 전 장관이 강력히 부인하자 꼬리를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그의 발언 후 일주일 뒤에 발표된 감사원 감사 결과는 홍 전 회장에게 대우조선해양의 부당한 격려금 지급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감사원 실무를 총괄하는 이완수 사무총장은 최 전 부총리의 고등학교 후배다. 감사원 측은 “실제 감사는 12월 초에 끝났는데 워낙 자료가 방대하고 관련자의 숫자가 많아 검토과정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며 일각의 ‘괘씸죄’ 적용설에 고개를 저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