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6-19 09:00:00
기사수정 2016-06-19 09:12:01
60대이상 85%… 30년뒤엔 맥 끊길수도
해녀(海女)는 바다의 꽃이다.
거친 바다에서 물과 싸워 해산물을 건져 올리는 그녀들의 삶은 경이롭다. 해녀들은 ‘휙이익~’ 휘파람 소리와 같은 ‘숨비소리’와 함께 물속으로 사라진다. 숨비소리는 1∼2분 잠수해 캄캄한 바닷속에서 작업을 한 뒤 물위로 올라와 참았던 숨을 내쉬면서 동시에 산소를 들이마실 때 내는 소리다.
|
바닷속에서 물질하는 제주 해녀. 제주해녀박물관 제공 |
해녀들은 한번 바다에 나가면 보통 대여섯 시간 물질을 한다. 육체·정신적 고통이 뒤따르는 작업이지만 그들은 물질을 통해 자녀들을 교육시켰고 가정경제의 한 부분을 책임졌다.
하지만 앞으로 30년이 지나면 이런 해녀들의 모습을 볼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 기존 해녀들의 고령화가 심각해지고 있지만 신입 해녀는 가뭄에 콩나듯 드물기 때문이다.
17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나잠어업인(산소 호흡장치 없이 수심 10~20m 이내 바다밭에 잠수해 해산물을 채취하는 어업인)은 7414명. 남녀를 모두 포함한 숫자다. 해녀들의 평균 연령은 60대 이상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제주 해녀(4377명) 중 가장 비율이 높은 연령대는 70대(42.4%)이며, 60대 32.2%, 50대 12.9%, 80세 이상도 11.1%에 이를 정도로 해녀 고령화는 돌이킬 수 없는 현상이 됐다. 이런 추세라면 10년 후에는 해녀의 수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고, 20년 후에는 80% 가까이 감소하게 된다.
물질이 여성으로서 감내하기 어려운 육체적 고통을 수반하는 데다 해산물 감소, 높은 진입장벽 등 여러 요인까지 겹치면서 해녀 지원이 준 것도 해녀 명맥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제주·울산=임성준·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