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 애절한 사랑 이야기 '사랑애몽' 7월 22일 첫 공연

한여름 밤 애절한 사랑 이야기 ‘사랑애몽’ 7월 22일 첫 공연

김시습 ‘만복사저포기’ 원작…극단 ‘거목’ 독창성 빛나는 창작극으로 재탄생

양생과 여인의 지고지순한 초월적 사랑을 그린 ‘사랑애몽’.
매월당 김시습 첫 한문소설 ‘금오신화’ 중 ‘만복사저포기’를 원작으로 한 창작극 프로젝트 1탄 ‘사랑애몽’(작/연출 홍석환, 작곡 홍정의)이 7월 22일부터 31일까지 홍대 정문 앞 ‘더스텀프극장’ 무대에 오른다.

김시습은 조선 전기를 풍미한 천재 문인으로 조선 세조가 조카 단종의 왕위를 탈취하자 벼슬을 버리고 절개를 지킨 여섯 사람, 즉 생육신 중 한 사람이다.

우리 가락과 국악기 전통춤 뮤지컬 노래가 조화로운 종합예술 ‘사랑애몽’.
‘만복사저포기’는 눈여겨 볼 점이 많다. 작품을 관통하는 유·불·선 동양철학 가치관, 남녀간 초월적 사랑을 담은 서정과 낭만, 여기에 현대적 감각과 해석을 덧입혀 ‘사랑애몽’으로 재탄생했다.

‘만복사저포기’가 공연작품으로 꾸며져 무대에 오르는 건 이번이 처음. 이 작품은 남원고을 만복사 구석진 방에 홀로 사는 가난한 노총각 양생과 죽은 원혼인 아름다운 여인과의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다.

모든 것을 사랑하는 여인에게 바친 주인공 양생은 현대인의 얕고 가벼운 애정 풍속도를 돌아보게 한다. 당대 현실을 개탄·회의하면서 거부했던 작가의 정치적 은유도 흥미롭다. 

‘사랑애몽’엔 연극 무대 등에서 탄탄한 실력을 쌓은 배우들이 열연한다.
‘사랑애몽’은 화려하고 장식적인 뮤지컬과는 차별화되는 미니멀한 코러스와 앙상블에 중점을 뒀다. 동양예술 특유의 비움과 채움의 미학 구현이 돋보인다.

판소리·굿소리·서도소리와 전통춤, 국악기와 뮤지컬 노래가 조화를 이룬 종합예술로서 벌써 공연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가치가 큰 고전문학을 발굴해 대중문화 예술로 새롭게 선보인다는 소식에 문학계 인사들도 반색하고 있다.

이전의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실험정신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사랑애몽’에 출연한 조윤서·여승호·권성훈·양보나·김혜진·김무빈 배우가 한자리에 모였다.
‘사랑애몽’은 극단 ‘거목’의 조윤서 대표가 총기획을 맡아 야심차게 준비한 작품으로 조 대표를 포함해 여승호·권성훈·양보나·김혜진·김무빈 배우와 연출가 홍석환의 조합이 더해 환상적인 무대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화~금요일 오후 7시, 토요일 오후 3시·7시, 일요일 3시.

조정진 기자 jj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