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장학재단 압수수색… 금주 신영자 소환

검찰 '면세점 입점 로비' 수사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박찬호)는 28일 롯데장학재단 관계자 L씨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L씨는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자금 등을 관리해 온 측근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운호(구속기소)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측의 부탁을 받은 신 이사장의 지시에 따라 네이처리퍼블릭 화장품 매장이 면세점에 입점하는 과정에서 L씨가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전 대표는 브로커 한모(구속기소)씨를 통해 면세점 입점 대가로 20억원가량을 신 이사장 장남 소유의 BNF통상 측에 건넸는데, 검찰은 이 돈 일부가 신 이사장 측에 전달되는 과정에도 L씨가 개입했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신 이사장이 면세점 입점 대가로 최소 10억원 이상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L씨의 집과 사무실에서 확보한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이르면 이번주 안에 신 이사장을 피의자로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이 롯데그룹 비리 의혹 수사에 착수한 이후 총수 일가 구성원이 검찰에 출석하는 것은 신 이사장이 처음이다. 신 이사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맏딸이자 신동빈 회장의 누나로, 롯데그룹 계열사 중 호텔롯데와 면세점 사업 등에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한씨 재판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부장판사 현용선)는 이날 정 전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한씨는 정 전 대표로부터 “네이처리퍼블릭이 군대 매장(PX)에 화장품을 납품할 수 있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5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한씨 측 변호인은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해 “정 전 대표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군납 청탁 등과는 무관한 돈이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한씨를 재판에 넘기며 “PX 납품 로비는 실패했다”고 밝혔다.

김태훈·정선형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