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거래 확대로 시중은행들이 적자가 심한 자동화기기(ATM)을 줄여나가는데 반해 상당수 지방은행들은 오히려 ATM이 늘려 나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수년 간 지방은행의 ATM 개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 2012년 4727개였던 ATM이 2013년 5006개, 2014년 5168개, 2015년 5180개로 매년 늘어났다.
은행별로는 BNK금융 경남은행이 가장 많이 늘었다. 경남은행은 2012년 714개에서 지난해 940개로 226개(31.65%)를 늘렸다.
대구은행도 1402개에서 1645개로 243개(17.33%)가 증가했다. BNK금융 부산은행과 제주은행은 각각 1529개에서 1579개로, 118개에서 168개로 50개씩 늘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지역민들을 상대로 영업하기 때문에 돈이 되지 않더라도 편리한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해 ATM을 줄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대단지 아파트나 학교단체, 공공기관에서 ATM 설치를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면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지역민 밀착 영업을 위해 대부분 설치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출금만 가능한 CD기를 줄이는 대신 ATM을 늘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돈이 되지 않으면, 과감히 철수한다"는 시중은행의 정책과 상반되는 양태다.
시중은행의 ATM은 지난 2012년 3만1515개에서 지난해 2만9249개로 2266개(7.19%)가 줄었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9650개에서 9078개로 572개 줄었고, 신한은행은 7423개에서 6815개로 608개 감소했다. KEB하나은행은 3398개에서 3135개로, 우리은행은 6899개에서 6893개로 각각 줄였다.
시중은행들이 ATM 줄이는 주된 이유는 비용과 비대면 거래 활성화였다.
ATM은 1대당 설치·운영비가 연간 2000만~3000만원에 달한다. 반면 시중은행이 ATM에서 얻는 수수료는 그에 훨씬 못 미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급여통장, 주거래통장 등 ATM 수수료가 면제되는 경우가 많아 이익이 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은행 업무를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OO페이' 같은 서비스가 대중화되다 보니 ATM에 대한 수요가 많이 줄어들었다"며 "카드‧통장 없이 접촉만으로 출금 가능한 키오스크나 핀테크 등 비대면 채널 관련 기술이 발달하면서 ATM을 줄여나가는 추세"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도 금융정보화 추진현황'에 따르면 금융기관의 전자금융서비스 규모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모바일뱅킹을 포함한 인터넷뱅킹 가입자수(은행간 중복포함)은 2015년 1억6685만명, 서비스 규모는 일평균 40조2869억원에 이른다. 또 스마트폰 모바일뱅킹 등록고객은 6479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4% 증가했다. 이용실적 역시 일평균 2조445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각각 36.1%, 36.3% 늘었다.
이정화 기자 jhlee@segye.com
<세계파이낸스>세계파이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