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7-01 19:33:08
기사수정 2016-07-03 13:48:29
올들어 5월까지 109조원/작년 동기 비해 19조원 늘어/정치권 “과다징수 아니냐”/국세청 “GDP 등 성장 영향”
올 들어 5월까지 정부가 거둬들인 세금이 약 109조원에 이르렀다. 1년 전보다 무려 19조원가량 불었다. 경기는 곤두박질해 추가경정예산까지 편성하는 마당인데 세수는 때아닌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여야 의원들은 국세청이 ‘과다 징수’를 한 게 아니냐고 추궁했다.
국세청은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올해 1∼5월 세수가 108조9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조9000억원 늘었다고 밝혔다. 한 해 걷기로 한 세금 중 실제 걷힌 세금의 비율을 나타내는 진도비는 51.1%로, 전년 동기 대비 7.8%포인트 상승했다.
법인세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5조5000억원 더 걷혔다. 물건을 사고팔 때 붙는 부가가치세와 월급 및 부동산 거래수익에서 떼가는 소득세는 각각 5조6000억원이 더 징수됐다.
국세청은 “작년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4.9% 성장한 데다 소비실적이 개선된 영향을 받았다”며 “법인 영업실적이 증가하고 비과세·감면 정비 등 경제적·제도적 효과도 적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마른 수건 짜기’식 과도한 징수가 있지 않았는지 지적하는 목소리가 컸다. 새누리당 이종구 의원은 “(국세청의 법인세) 사후검증 건수는 줄었지만 사후검증 추징세액은 늘었다”며 “국세청이 추가로 자료를 요구하고 수정토록 하는 과정 자체가 납세자에게 다른 형태의 세무조사 압박을 가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국세청이 사실상 지나치게 과세를 강화해서 올해 4·13 총선 민의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될 만큼 (과다징수가) 심각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임환수 청장은 “세금 탈루를 포착할 수 있는 여러 장치가 갖춰지고 그 방법이 정교해지면서 세무조사 건수는 줄었지만 세무조사를 받는 사람으로서는 부담이 늘었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세무조사로 추징되는 세수는 전체 내국세의 2∼3%”라고 말했다. 임 청장은 “법인세 사후검증 건수는 주는 추세고 추징세액도 감사원 감사에 지적된 특정 업체 두 군데 때문에 는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국세청은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해 총 세무조사 건수를 예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아울러 역외탈세자 추적과 과세를 강화하고, 지난 3월까지 역외소득과 재산을 자진신고하지 않은 이들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하기로 했다.
세종=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