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적할 마음을 달랠 길이 없어 펜을 들었다. 한 자 한 자 마음에 담아뒀던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펜을 놓을 수 없게 됐다.
처음에 1000자 정도로 시작했던 편지는 양이 늘어 2000자 이상이 흰 종이를 수놓았다. 하늘 저편 아내에게 말하는 이야기가 종잇장을 가득 채웠다.
지난 4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스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저장(浙江) 성 닝보(寧波) 시에 사는 첸슈(70) 할아버지는 지난 4년간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고 있다. 실제로 편지가 하늘에 닿지는 못하지만, 마음만은 아내가 알아줄 거라 할아버지는 믿는다.
첸슈 할아버지는 지난 2012년 담관암종 앓던 아내를 먼저 떠나 보냈다. 간 자체에서 생겨난 원발성 간암 중 흔한 게 간세포암과 담관암종이며, 담관암종은 담즙이 간으로 내려오는 길인 담관세포에서 생기는 병이다.
첸슈 할아버지는 1967년 지인의 소개로 아내를 만나 결혼했다.
그러나 이들은 결혼 전까지 딱 세 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자식들이 출가하기 전까지도 두 사람은 ‘부부’라고 할 만큼 이렇다 할 결혼생활을 즐기지 못했다. 첸슈 할아버지가 아내와 다소 거리를 뒀기 때문이다.
깊은 사랑을 나누지 못했던 첸슈 할아버지는 아내를 보내고 나서야 자기가 얼마나 잘못했는지를 깨달았다. 하지만 잘못을 깨달았어도 죽은 아내를 살릴 수는 없었다. 그때부터 할아버지는 아내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편지 위에 쭉 써 나가기 시작했다. 40여 년간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했던 죄책감과 속에 담았던 첸슈 할아버지의 말은 그렇게 편지로 재탄생했다.
첸슈 할아버지는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가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첸슈 할아버지가 짐작하기로 지난 4년간 쓴 편지는 200만자 가까이 된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편지를 멈출 수 없다. 그는 자기가 글을 얼마나 오랫동안 많이 써왔는지 그리고 편지 쓸 때만큼은 아내가 옆에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할 때 이따금 놀란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중국 상하이스트 캡처
<세계닷컴>세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