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훈 사장 ‘배출가스 조작 의혹’ 집중 추궁

검찰, 참고인 신분 소환조사
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이하 폭스바겐코리아) 초대 사장인 박동훈(64·사진)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박 사장은 폴크스바겐 차량의 배출가스 조작 등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그가 한국법인의 총 책임자로서 문제의 차량 수입·판매를 총괄하고 독일 본사 측과 밀접한 관계였던 점을 감안하면 피의자로 바뀌어 형사처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최기식)는 5일 박 사장을 상대로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시절 인증담당 이사 윤모(52·구속)씨와 함께 차량 인증서와 시험성적서 조작 등에 직간접으로 가담했거나 지시한 정황이 있는지, 배출가스 소프트웨어 조작 등에 독일 본사가 연루돼 있는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2005년 폭스바겐코리아 설립 이후 2013년 8월 르노삼성자동차의 영업본부장으로 옮기기 전까지 사장을 맡았다.

폭스바겐코리아는 2010년 8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차량 수입에 필요한 배출가스 및 소음 시험성적서 40여건, 연비 시험성적서 90여건을 조작해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3년 7월부터 배출가스 관련 부품의 변경 인증을 받지 않고 인증 때와는 다른 부품 17종 350여건을 장착한 아우디 A7 등 29개 차종 5만9000여대를 수입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2014년 7월에는 배출가스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골프 1.4 TSI 재인증을 신청하면서 전자제어장치(ECU) 소프트웨어를 두 차례 조작해 인증서를 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박 사장은 검찰에 출두하면서 폴크스바겐 차량과 관련된 각종 조작에 관여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사전에 조작사실을 알았는지와 독일 본사의 지시 여부에 대해서도 “몰랐다”,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검찰도 현재 박 사장에 대해 참고인 신분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검찰 일각에서는 독일 폴크스바겐 본사가 한국법인의 배출가스 조작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상황에서 당시 한국법인 대표였던 박 사장의 “나와는 무관하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 사장이 피의자로 전환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