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달력’ 등 플래너 활용 실천가능한 생활계획표 작성을

초등생 여름방학 알차게 보내는 법

초등학교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학기 중에는 학교 시간표에 맞춰 움직이므로 자녀가 주도적으로 자신의 시간을 계획할 수 있는 기회가 없는 편이다. 이번 방학은 다양한 활동을 스스로 계획하며 시간의 중요성과 성취감을 맛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 여름방학은 겨울방학보다 짧아서 자칫하면 시간을 허비하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방학이라고 해서 무조건 공부량을 늘린다면 자녀가 쉽게 지친다. 공부 이외에도 학기 중 미뤘던 체험학습, 독서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다. 좋은책신사고 출판콘텐츠본부 이경륜 이사는 “방학이라고 해서 공부량을 급격히 늘리기보다는 매일 일정 양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계획표를 자녀 스스로 만드는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며 “학기 중 못했던 활동을 자녀와 함께하며 학업에 대한 호기심을 북돋우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좋은책신사고의 도움으로 방학의 첫 단추인 생활계획 작성부터 공부법, 체험활동 등 방학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방학이라고 해서 무조건 공부량을 늘리기보다는 체험 학습, 독서 등의 활동을 통해 아이가 학업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은 지난 12일 대전 중리초 학생들이 여름방학식이 끝난 후 들뜬 표정으로 뛰어가고 있는 모습.
대전=연합뉴스
◆생활계획 - 스스로 계획 세우고 실천하기

생활계획표는 방학의 첫걸음이다. 작은 일이라도 자녀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지켜나가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끼게 되고, 이는 성장하면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는 습관이 형성되는 데 도움이 된다. 방학 시작 전 공부달력 등과 같은 플래너를 활용해 생활 계획표를 만들자. 이는 스스로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우고 지키면서 성취감을 느끼게 해준다. 초등 저학년이라면 주도적으로 계획을 만드는 것이 어려운 시기이므로 방학 동안 하고 싶은 일, 해야 하는 일에 대해 학부모와 충분한 대화를 나눈다. 고학년은 자녀 혼자 생각하고 계획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고 직접 방학 계획을 세워본 후 지킬 수 있는 사항인지 학부모와 함께 확인하며 점검한다. 공부달력, 플래너를 선택할 때 빽빽하게 일과를 나열해야 하는 구성보다는 초등학생들이 흥미를 갖고 기록할 수 있는 구성이 좋다. 월·주·일간 계획을 작성하는 칸은 물론 실천 여부 확인 등의 구성이 계획을 보다 입체적이고 구체적으로 세울 수 있게 도움을 준다. 계획은 큰 목표를 세우고 세부적으로 쪼개서 기록하게 한다. 이번 달 계획을 먼저 잡고, 주간·일간 단위로 목표 달성을 위해 해야 할 일을 정리하는 것이다. 이때 학부모가 옆에서 학습 분량, 시간을 조절해 준다.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게 계획을 실천했는지 매일 자녀 스스로 점검하게 한다. 초등 저학년일수록 이런 습관이 형성돼있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보상을 제시해 끝까지 계획을 지키도록 격려한다.

◆공부법 - 복습이 우선

초등 교육과정은 ‘나선형’식으로 학습 내용이 겹치면서 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2학기 예습보다는 1학기 복습에 비중을 두고 공부를 하는 것이 좋다. 복습만 충실히 해도 새 학기 학습을 어려움 없이 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과서를 다시 보면서 노트에 1학기 학습 내용을 단원별로 정리한다. 중요한 개념을 필기하며 각 과목 단원 중 어려워하는 부분은 집중적으로 반복한다. 예습할 때는 지나치게 진도를 나가기보다 교과서를 훑어보며 2학기에 배우게 될 단원의 주요 내용, 학습목표를 숙지한다. 국어, 수학, 사회, 과학과 같이 주요 과목 위주로 예습하고 교과서 내용 중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 용어는 자세한 해설이 나와 있는 교재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과목별 학습법을 간단히 살펴보면 국어는 정리할 때 가장 핵심적인 내용만을 간략하게 적으면서 학습 목표와 지문의 연관성을 파악한다. 영어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단어와 문법을 찾아 정리하고 이를 활용해 학기 중 하기 힘들었던 영어일기 쓰기를 해보면 작문 실력을 키울 수 있다. 수학은 1학기 교과서를 훑어보면서 중요한 개념을 다시 공책에 필기하고 문제 풀이 연습을 한다. 고난도 문제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문제를 문장별로 쪼갠 후 단계를 나눠보면 도움이 된다.

◆체험학습 - 교과서 내 장소 찾아가보기

교과서에 나오는 장소를 선정해 체험학습을 준비하자. 체험학습이라고 해서 특정 과목에만 한정 짓지 말고 자녀가 평소 관심 있던 부분을 체험학습과 연계하면 자연스럽게 호기심과 탐구심을 충족시켜줄 수 있다. 예를 들면 5학년 2학기 사회 과목에서는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우리나라 역사를 배우게 된다. 이 중 선사시대를 대표하는 고인돌을 보러 강화도 등 유적지를 방문하는 것이다. 경험에만 그치지 않고 지식으로 남길 수 있도록 체험보고서를 준비한다. 체험학습 준비 단계부터 현장 방문, 이후 보고까지 일련의 과정을 자녀가 주도적으로 계획하도록 돕는다. 체험보고서를 작성할 때는 사진, 안내문 등의 자료를 함께 활용하며 초등 저학년이라면 간단하게 느낀 점, 고학년이라면 육하원칙에 맞게 내용을 기록한다.

◆독서활동 - 책 읽고 말하기 연습까지

학기 중 시간에 쫓겨 독서를 미뤄왔다면 방학기간 동안 책을 읽도록 하자. 무조건 많은 양을 읽게 하기보다는 한 권을 읽더라도 책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데 초점을 맞추자.

자녀가 좋아하는 분야나 교과목에 맞는 연계 도서를 찾아 보는 것도 좋다. 특별히 책을 싫어한다면 흥미를 유도해 보자. 책 제목을 보면서 과거 경험했던 것을 떠올려 보게 하거나 목차, 등장인물을 보면서 어떤 내용일지 추측해 보는 등 자녀와 이야기를 나누어 본다. 책을 읽은 후에는 책 내용을 질문하면서 의견을 조리 있게 말하는 능력까지 연습해 본다. 책 내용을 질문할 때는 ‘내가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했을까’와 같이 정답이 없는 해석적 질문을 한다. 이런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생각하며 책을 읽게 된다. 해석적 질문을 던질 때에는 인물·사건·배경 세 가지 관점을 염두에 두고 질문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자녀에게 처음부터 답하기를 강요하면 거부감을 가질 수 있으니 답을 못하더라도 다른 질문을 유도하거나 다른 책 읽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질문을 반복하고 답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