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상품권 종이 지고 모바일 뜬다

스마트폰에 담아 현금처럼 사용/ 롯데 ‘모바일상품권’ 선보여/ 앱 통해 고액권도 구매·선물 가능/ 잔돈처리 등 편리성 향상 기대/
자칫 뇌물용 변질 우려도 커
소비자단체, 찬반의견 엇갈려
주부 김아영(38)씨는 고액 백화점 상품권으로 쇼핑할 때마다 잔돈 처리를 놓고 고민에 빠진다. 예컨대, 10만원짜리 상품권으로 5만5500원어치의 물건을 사면 남은 4만4500원이 문제다. 김씨는 “고액 (백화점) 상품권의 경우 금액의 60 이상을 써야 남은 금액을 현금으로 돌려준다. 그래서 잔돈을 처리하기 위해 불필요한 물건까지 사게 된다”고 아쉬워했다.

앞으로는 김씨처럼 백화점 상품권의 잔돈 처리를 놓고 고민을 안 해도 된다. 고액권의 백화점 상품권도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사용할 수 있게 된 데다 쇼핑한 금액만큼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스마트폰에 담아 매장에서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롯데모바일상품권(사진)’을 내놨다고 18일 밝혔다. ‘롯데모바일상품권’은 19일 관악점을 시작으로 롯데백화점 모든 지점에서 쓸 수 있고, 다음달 4일 이후에는 모든 롯데아울렛에서 사용 가능하다. 롯데백화점은 내년 상반기 중 모바일 상품권 사용처를 백화점뿐 아니라 마트·슈퍼 등 롯데 계열사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소비자는 앱에서 롯데 모바일 상품권의 구매·사용 내역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지인에게 상품권을 선물할 수도 있다. 보유한 종이 상품권도 모바일 상품권으로 교환이 가능해진다.

이완신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은 “최근 모바일을 이용해 쇼핑하는 고객들이 늘면서 언제 어디서나 롯데상품권을 쉽게 구매하고 사용할 수 있게 됐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백화점뿐만 아니라 마트·슈퍼 등 롯데 계열사에도 순차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모바일 상품권은 사용자 측면에서는 편리성이 크게 향상되지만 자칫 ‘뇌물용’ 등으로 변질될 우려도 작지 않다.

선물을 주고자 하는 사람의 휴대전화 번호만 알면 음성적으로 ‘뇌물’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선물을 주고받을 때 거래내역 확인이 불가능해 음성적인 지하경제를 조장할 수 있다. 또 화면 캡처, 해킹 등 정보 보안 취약에 따른 범죄 대상으로 악용될 수 있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백화점 모바일 상품권의 등장은 편리성 면에서는 매우 긍정적이지만, 뇌물 수단 등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특히 상대방의 의사와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전달될 경우 또 다른 범죄를 양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