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청 검증팀, 진경준 주식 문제 제기”

“승진 발표에 놀랐단 얘기 들어… 윗선 묵살 사실 땐 시스템 문제… 우 측근들 요직 차지 소문 파다”
더불어민주당 조응천(사진) 의원은 20일 진경준 검사장과 관련해 “(청와대) 검증실무팀에서 ‘이(넥슨 주식 보유) 부분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의견을 제시했는데 막상 인사 발표가 나는 걸 보고 좀 놀랐다는 얘기를 최근에 들었다”고 밝혔다. 검증 과정에서 진 검사장에 대한 부적격 의견이 나왔지만 ‘윗선’에서 이를 묵살했다는 얘기다.

박근혜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조 의원은 라디오방송에서 진 검사장에 대한 검증부실 문제에 대해 “진 검사장의 88억원 넥슨 주식 보도가 처음 나왔을 때 서초동 검사들 사이에서는 ‘이거 냄새 난다’, ‘문제가 있다’ 이렇게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조 의원은 실무팀의 의견을 묵살한 윗선을 묻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실무자 위에는 비서관, 그 다음 수석, (비서)실장 이렇게 있는데 어떤 분이 어떻게 했는지 모르지만, 사실이라고 한다면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우병우 사단’의 실체를 묻는 질문에 “사단인지 모르겠지만 검찰, 국정원 등 권력기관 인사에 관여를 하면서 우병우 민정수석과 가까운 사람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는 소문이 관가에 파다한 것만은 사실”이라며 한 예로 우 수석과 서울대 법대 84학번 동기인 최윤수 국가정보원 2차장을 들었다. “최 차장 같으면 보직 경로가 공안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국정원 차장으로 갈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조 의원은 “민정수석실을 ‘청와대의 절반 이상’이라고 부른다는데 그렇게 중요하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한민국 권력기관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다 받고 권력기관의 활동 방향을 설정하기 때문에 상당히 힘이 센 우리 공직사회의 중추”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 수석이) 억울하다고 고소를 하게 되면 과연 검찰이나 수사기관이 민정수석으로 계신 분에 대해 제대로 수사를 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든다”며 “송사에 휘말렸을 때 청와대 직원의 신분을 벗고 조사에 임하는 게 관행이었다”고 우 수석 사퇴를 촉구했다. 조 의원은 박근혜정부 출범 초부터 2014년 4월 말까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근무를 했고, 우 수석은 직후인 그해 5월부터 민정비서관으로 청와대 근무를 시작했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