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화 약세' 글로벌 경제 위협…아직 안전 자산 평가 못받아

중국 위안화의 지속적인 약세 현상이 글로벌 경제의 핵심 불안 요인 중의 하나로 부상했다. 위안화 가치는 미국 달러화, 일본 엔화, 유로화 등 13개 주요 세계 통화에 비해 올해 들어 6%가량 떨어졌다. 위안화는 달러화에 대해서는 올해 3%가량 가치가 하락했다. 중국은 위안화 평가 절하를 통해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은 위안화의 하락 현상을 관망해왔다. 그러나 중국 청두에서 23∼24일 열린 ‘주요 20개국’(G 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계기로 위안화 약세 문제가 국제 경제계의 핵심 이슈로 부각됐다. 아소 타로 일본 재무상은 G 20 회의에서 위안화 약세 문제를 공식 제기했다고 24일 밝혔다. 다른 서방 국가 대표들도 중국 측에 위안화 약세를 계속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중국 내부의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 성장 둔화를 막으려면 위안화 가격을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WSJ이 전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투자 자본의 급격한 이탈을 막으려고 점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영국이 지난달 23일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를 결정한 이후에 달러화 가격이 크게 올랐고, 그 틈새를 이용해 위안화의 가격은 더 내려갔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2주 사이에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의 가격은 1.6%가 내려갔다.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외국 자본이 중국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지난 5월에 250억 달러가량이 중국에서 빠져나간 데 이어 지난달에 다시 490달러가량이 유출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G 20 회의를 주관했던 중국은 위안화의 인위적인 가치 하락을 유도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위안화는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을 앞두고 있으나 아직 안전자산의 지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은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말 이후 위안화가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다른 통화에 비해 가치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주가 등락과 미국 달러, 엔, 유로, 영국 파운드, 스위스 프랑 등 통화에 대한 위안화의 가치 변동을 비교했고, 달러, 엔 등은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 가치가 상대적으로 오르기 때문에 안전자산으로 꼽혔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위안화는 현재 안전자산이 아니며 안전자산의 지위로 향해가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위안화는 오는 10월 1일에 IMF의 SDR로 편입된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