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7-25 18:39:54
기사수정 2016-07-26 01:38:48
라오스서 각각 양자회담 / 북 리용호 만난 왕이 “관계발전 위해 공동 노력” / 사드로 틀어진 중국, 윤장관에 “신뢰 해끼쳐”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25일(현지시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회의가 열리고 있는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북·중 관계 발전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왕 부장은 이날 낮 12시부터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진행된 북·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중·조(중·북) 관계 발전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할 용의가 있다”며 “중·조 관계의 공동 관심사가 되는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앞으로 조·중(북·중) 친선을 위해 (중국과) 적극 협력하는 외교관계를 맺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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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북·중 외교회담 리용호 북한 외무상(오른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5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외교장관회담을 갖기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비엔티안=연합뉴스 |
북측 관계자는 회담 후 회의장 복도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번 (북·중) 접촉은 두 나라의 정상적 의사소통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라며 “그래서 두 나라 외무상들이 조·중 쌍무(양자)관계 발전 문제를 토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동이 정상적인 의사소통의 일환이라는 언급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로 경색됐던 북·중 관계가 이미 복원됐음을 의미하는지 주목된다. 북·중 외교장관회담은 2014년 미얀마 아세안 관련 회의 후 2년 만이자 지난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처음 열렸다.
한·중은 전날 외교장관회담에서 사드(TTH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격돌했다. 왕 부장은 윤 장관에게 “최근 한국 측의 행위는 쌍방(양국)의 호상(상호) 신뢰의 기초에 해를 끼쳤다”며 유감을 표했다. 윤 장관은 이에 “추신지불(抽薪止沸·장작을 빼 불을 죽이고), 전초제근(剪草除根·풀을 잘라 뿌리를 제거)”이란 중국 고사를 인용해 북한 핵·미사일이 문제의 근원임을 강조했다. 이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윤 장관과의 회담에서 사드 배치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특히 “한·미 외교장관은 회담에서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동맹 차원의 결정을 평가하고, 이것이 한·미 연합방위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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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게 손은 잡았지만… 윤병세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4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돈 찬 팰리스호텔에서 외교장관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비엔티안=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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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굳건한 동맹 과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비엔티안=연합뉴스 |
한편 윤 장관과 리 외무상이 25일 비엔티안에서 두 차례 조우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소식통은 “윤 장관과 리 외무상이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5분간 외교장관들이 휴게실로 사용하는 NCC 1층의 12A호에 같이 있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어 오후 4시54분부터 5시9분까지 15분간 같은방에 머물렀다. 리 외무상은 ‘무슨 이야기를 나눴느냐’는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리용호 일행이 양자회담을 하기 위해 나가는 차에 윤 장관이 문쪽에 앉아있었으니 자연스럽게 마주칠 기회가 있었다. 윤 장관이 ‘만나서 반갑습니다’고 인사했고, 리용호도 ‘반갑습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비엔티안(라오스)=염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