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7-31 21:12:21
기사수정 2016-07-31 21:12:21
대한체육회 현지 급식지원단 운영
4년 전 런던올림픽. 일부 한국 선수들은 선수촌 식당에 먹을 음식이 없다고 푸념했다. 음식 맛 없기로 소문난 런던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 선수촌 음식 맛도 형편없다는 조롱까지 흘러나왔다. 선수촌식당 음식을 도저히 못 먹는 선수들은 브루넬대의 훈련 캠프에서 태릉선수촌 못지 않은 식사를 즐겼다. 이 덕분인지 한국은 런던올림픽에서 종합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리우올림픽은 사상 처음으로 남미에서 열린다. 낯선 환경과 12시간의 시차는 한국 선수들이 컨디션 유지를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다. 특히 선수들이 현지에서 먹는 음식은 컨디션과 직결될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조금이라도 맞지 않는 음식을 먹었다가 탈이 나면 4년 간 흘린 땀방울이 물거품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대한체육회는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리우올림픽 현지에 급식지원센터를 운영한다. 선수촌에서 차로 15분쯤 이동하면 코리아하우스가 나오는데 그 안에 약 400㎡ 크기의 식당을 마련했다. 급식지원단장인 신승철 검식사를 중심으로 조리사 및 조리원 12명, 영양사 1명 행정 인력 5명 등 총 19명의 급식지원단은 ‘맛 좋은 음식을 제공해 선수들의 메달색을 금빛으로 물들이자’는 일념으로 리우 현지에서 선수들 못지 않게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4월에 먼저 떠난 쌀, 김치, 사골국물
신 검식사는 이미 지난해 11월 브라질 리우와 상파울루 등 도시를 둘러보면서 식자재 등을 현지에서 얼마나 조달할 수 있는지 파악했다. 야채와 고기류는 현지에서 구할 수 있지만 쌀, 김치 등은 확보하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조달하기로 결정한 뒤 지난 4월 일부 쌀과 김치류 그리고 사골국물은 배로 먼저 브라질에 보냈다. 선수들보다 음식이 먼저 결전의 땅 리우로 떠난 것이다. 신 검식사는 “사골국물 500㎏, 김치류 각 150∼300㎏, 쌀 20㎏ 50포도 먼저 냉장 포장해 배로 실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7일 한국 선수단 본진이 떠날 때는 전세기에 전복 20㎏, 안동 고등어 100㎏, 햄류·굴비 각 200㎏를 아이스박스에 담아서 싣고 갔다. 역대 올림픽 중 한국에서 가장 먼 곳에서 열리는 대회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재료만 가져가고 필요한 경우 현지에서 더 구매하겠다는 계획이다.
고기류는 현지에서 재료를 구한다. 닭고기 350~400㎏, 소 갈비 400~500㎏, 불고기 약 500㎏, 돼지고기는 삼겹살과 목살 약 500㎏을 준비했다. 한꺼번에 다 보관할 수 없기 때문에 주 2∼3회 나눠 상파울루에서 공급받는다. 야채는 상파울루에 있는 한인회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신 검식사는 “현지 한인식당에서 배추, 무, 양파, 오이 등을 먹어봤는데 괜찮았다”며 “김치도 한국에서 가져가지만 모자랄 경우 상파울루 한인회에서 도와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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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 컨벤션홀의 급식지원센터에서 조리원들이 도시락을 싸고 있다. 대한체육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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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 컨벤션홀의 급식지원센터 외관. 대한체육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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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하우스 컨벤션홀의 급식지원센터 내부 전경. 대한체육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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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지원단이 리우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에게 제공하는 도시락. 대한체육회 제공 |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김밥·떡볶이
급식지원단은 현지에서 도시락을 만들거나 급식지원센터의 식당에서 음식을 제공한다. 경기를 앞둔 선수들은 대부분 시간을 쪼개 마지막 순간까지 훈련하기 때문에 체육회에서 도시락을 배달한다.
도시락은 사전에 주문을 받았는데 급식지원단이 대회 기간 내내 약 3500개를 만든다. 식당에서는 체육회 관계자 및 선수, 임원 등 하루 400명이 먹을 양을 준비한다.
식당 식단은 태릉선수촌 못지않다. 매끼 밥, 국, 고기류와 김치뿐만 아니라 과일, 샐러드, 우유 등 디저트까지 맛볼 수 있다. 도시락은 식당에서 먹는 것과 비교하면 반찬류가 적지만 한국에서 먹던 음식을 그대로 맛볼 수 있어 선수들에게 호평을 받는다.
종목에 따라 필요한 경우 따로 메뉴가 제공된다. 예를 들어 유도, 태권도, 레슬링 등 체중조절을 해야 하는 선수들은 전복죽 또는 곰국 위주의 메뉴를 고른다. 수영 등 물에 들어가서 경기하는 종목 선수들은 소화가 잘되는 죽을 먹는다. 조성숙 영양사는 “같은 죽을 끓이더라도 수영선수들 죽에는 고기를 덜 넣고 야채를 갈아 넣는다”며 “우유도 저지방을 제공하고 계란도 부치지 않고 쪄서 주는 등 조리법에 더 신경을 쓴다”고 강조했다.
갈비찜, 쭈꾸미야채볶음, 훈제오리구이 등 메뉴만 들어도 군침이 돌지만 선수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따로 있다. 신 검식사는 “선수들이 젊다 보니 김밥이나 떡볶이를 먹고 싶어한다”며 “공식 메뉴에는 들어 있지 않지만 선수들이 먹고 싶다고 하니 따로 만들어준다”고 말하며 빙그레 웃었다.
◆리우 밖에 있는 축구대표팀은 호텔식
대부분의 종목은 리우에서 열리지만 축구는 준결승 일부와 결승전만 리우에서 펼쳐진다.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상파울루에서 2주간 훈련을 하고 조별리그 첫 경기가 열리는 사우바도르로 이동했다. 축구대표팀은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의 조리사 1명이 동행한다.
축구대표팀은 식자재를 한인회를 통해 현지에서 구입하고 양념류만 한국에서 가져갔다. 고춧가루, 간장, 된장, 고추장과 국거리 등 총 400㎏에 달한다. 축구대표팀은 현지에서 호텔에 머물기 때문에 호텔식을 먹는다. 기본 호텔 뷔페에 밥, 국, 김치, 고기 등 한식 몇 가지를 더한다. 야간경기가 있는 날에는 잔치국수, 샌드위치 등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축구는 한 경기에 에너지 소모가 크다. 지방류를 줄이고 고탄수화물 위주로 먹는다”며 “탄수화물이 운동에너지로 가장 잘 전환되는 영양소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리우데자네이루=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