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믹스 인기 하락에 베트남산 커피 수입량 반토막

재배면적 90%가 값싼 믹스용 로부스터종 주로 생산
인스턴트 커피믹스 시장, 올해 '1조' 붕괴 확실 시

 

 


우리나라의 베트남산 커피 수입량이 10년새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커피 소비자들의 원두커피 선호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인스턴트 커피믹스를 만드는 데 쓰이는 로부스타종 커피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관세청이 집계한 '2015년 우리나라의 베트남 커피두 수입량'은 지난 2007년 3억9072톤에서 이듬해 4억7089억톤으로 단기 고점을 찍었다. 이 후 2009년엔 3억3361만톤으로 다시 3억톤대로 내려앉았고 완만한 감소 또는 증가를 거듭하다가 지난해 2억8045억톤까지 하락하며 3억톤대 아래로 내려앉았다.

수입량이 감소하면서 자연스레 수입금액도 줄었다. 베트남 커피두 수입금액은 지난 2008년 1억68만 달러에서 지난해 5538만 달러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수입금액은 커피작황에 따라 일부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수입량이 큰 폭으로 줄면서 함께 감소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는 인스턴트 커피믹스의 인기 하락과 맥락을 같이 한다. 지난 2010년을 전후한 커피전문점의 공격적 출점과 소비자들의 원두커피 선호도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이런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국내 커피믹스 시장 규모는 지난 2012년 1조2389억원에서 2013년 1조1665억원, 2014년 1조565억원 등 꾸준히 줄고 있다. 현 추세를 감안하면 커피믹스 시장 규모는 올해 1조원 이하로 쪼그라들 것이 확실시된다. 

실제 지난해 롯데마트의 믹스커피 판매량은 2011년에 비해 28.4%나 감소했다. 인스턴트 커피믹스의 매출이 회사 전체의 70%에 달하는 동서식품의 매출은 수 년째 1조5000억원 대에 머물러 있다. 커피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커피 수요자의 입맛이 고급화되고 있다는 건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이라며 "과거 인스턴트 커피믹스가 다시 인기를 끌 가능성은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커피원두 및 커피용품을 판매 중인 베트남 호찌민 시내의 한 상점. 사진=오현승 기자.

한편, 베트남은 전세계 커피생산량 2위 국가로, 로부스타종 재배 농장의 비율(면적기준)이 전체의 약 90%에 이른다. 로부스타종은 쓴맛과 구수한 맛이 특징으로, 베트남 내 생산량의 약 90%는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 소비되는 인스턴트 커피의 원료로 수출된다. 

최근엔 로부스타종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아라비카종 재배 확대도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루옹 반 투 베트남 커피카카오협회장은 지난 4월 세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베트남에서는 해발 1000m 이상의 고산지대인 람동, 쾅트리, 디엔비엔지역을 중심으로 아라비카종도 재배하고 있다"며 "달랏 지방에서는 최고급으로 치는 스페셜티커피도 많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세계파이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