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코앞인데… 마케팅 열기는 ‘시들’

12시간 시차·정정 불안 등 원인 / 공식 스폰서 독점권 규정도 한 몫 / 전자·유통업계 판촉행사에 그쳐
브라질 리우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전자·유통 등 업계가 판촉행사에 시동을 걸었지만 열기가 예전 같지 않다. 12시간의 시차에다 브라질의 정정 불안과 지카바이러스, 테러 불안이 겹친 탓이다. 공식 스폰서가 아니면 ‘리우’, ‘올림픽’ 등 관련 단어조차 쓸 수 없는 올림픽 마케팅 규정도 기업들의 홍보 의욕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일의 올림픽 공식 파트너사인 삼성전자는 지난달 ‘갤럭시S7 엣지 올림픽 에디션’을 2016대 한정 판매하고, 올림픽 참가선수 전원에게 이 제품과 선 없는 이어폰 ‘기어 아이콘X’를 선물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리우올림픽을 겨냥해 개발한 ‘RIO 2016 올림픽 게임’을 전 세계 150개 국가에 지난달 말 출시했다. 그러나 이외에는 대부분 야식, 스포츠 용품, 가전제품 등의 판촉행사와 브라질 국기를 연상케 하는 노란색, 초록색을 제품에 입힌 컬러 마케팅 수준에 그친다.

최대 2억원의 경품이 걸린 행사를 하는 롯데백화점을 제외하면 유통업계는 브라질 고유 음식이나 문화와 관련한 푸드페스티벌, 전시회 등을 여는 수준으로 조용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림픽 기간에 맥주, 치킨 등 야식류 행사 정도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번 올림픽은 시차가 너무 많이 나서 올림픽 이슈로 별도의 마케팅을 기획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 공식 스폰서의 독점권을 보호하기 위해 2012년 런던대회 때 신설한 ‘룰 40’도 걸림돌이다. 이 규정을 어기면 기업에는 제재금을 부과하고, 선수는 메달을 박탈한다. 기업들이 올림픽 겨냥 행사나 제품에 ‘리우’, ‘올림픽’ 등이 아닌 ‘삼바’, ‘정열의 나라’ 등으로 표현한 것도 이 때문이다.

브라질의 특수성과 올림픽 자체에 대한 관심도 역시 과거보다 떨어져있다. 김도균 경희대 교수는 “올림픽은 주최국이 대규모 이벤트를 지원해야 하는데 브라질은 대통령 부재에 정치적 불안, 지카바이러스, 테러 위협 등으로 안정적이지 않다”며 “브라질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다 보니 기업 참여도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수미·정지혜 기자 leol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