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바람에 무릎이 욱신∼ 왜 이러지?

냉방이 괴로운 관절염 환자들
직장인 A(32·여)씨의 사무실 책상에는 늘 담요가 놓여져 있다. 바깥기온이 높아지자 사무실 내에 하루종일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평소 무릎이 시큰거리는 증상이 있었던 A씨는 여름이 되자 에어컨 찬바람을 쐬며 일을 하는 것이 괴롭기만 하다. 직장 동료들은 “더운 날씨에 담요까지 덮으면 덥지 않으냐”고 묻지만, 일일이 사정을 설명할 수도 없어 곤혹스럽다.

관절염은 흔히 추운 날씨에 더 심해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여름철 에어컨에서 나오는 찬바람으로 인해 극심한 관절통이 생기기도 한다. 에어컨 바람이 겨울에 부는 찬바람과 같은 역할을 해 관절 내 압력을 높여 염증 부위에 부종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더운 여름 아예 에어컨 없이 견딜 수는 없다. 쾌적한 실내 온도를 유지하면서 ‘냉방병형 관절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실내 온도는 섭씨 25℃ 정도를 유지하면서 바깥 기온과의 차이를 5℃ 이내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실내습도는 제습기나 습기 조절 효능이 있는 숯 등으로 50% 이하를 늘 유지하는 것이 관절통을 덜어줄 수 있다. 찬바람이 닿아 시린 관절 부위는 담요를 덮어 찬 바람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것을 피한다.

오랫동안 에어컨을 틀어 놓았다면, 찬 바람을 맞은 부분을 적절한 방법으로 찜질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퇴행성 관절염은 연골이 닳아 뻣뻣한 느낌이 드는 증상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온찜질을 통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만들고 굳은 관절을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류마티스 관절염은 주로 작은 관절에서 발생하며, 통증 부위에 열감이 느껴지므로 냉찜질이 좋다. 틈틈이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간단한 운동 및 스트레칭 등을 꾸준히 하는 것도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이상협 인천힘찬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겨울철 못지않게 고온다습한 여름철에 관절염 환자들이 통증 및 질환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실내 온도 및 습도 유지, 찜질 등으로도 일주일 이상 관절통이 지속된다면 방치하지 말고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