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일상 톡톡] "오빠, 에어컨 좀 끄면 안될까?"

한여름 무더위를 쫓기 위해 가동한 직장 내 에어컨 때문에 '냉방병'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는 실내외 높은 온도차가 주 원인인데요. 극심한 온도 차이에 신체가 노출될 경우 체온조절 능력이 저하되고 신체 균형도 깨지게 됩니다. 이때문에 각종 피로·감기·소화불량·두통·졸음 등의 증세가 나타나며, 일부 여성들은 생리불순을 겪기도 합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냉방을 장시간 지속할 경우 축적되는 유해물질이 냉방병의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냉방병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냉방시간 자체를 줄이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숨이 막히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하루 6시간 이상 사무실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는 직장인 김모(31)씨는 으슬으슬 춥고 연신 재채기가 나온다.

김씨는 점심시간이 다가올 무렵이면 두통이 시작, 퇴근 할 때까지 지속되는 날이 많다. 퇴근하고 나서도 전신 피로감과 소화불량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더위 잡다가 사람 잡겠네"

김씨는 지하철을 타거나 커피전문점을 가도 에어컨 바람 때문에 몸이 추워 항상 얇은 겉옷을 챙긴다. 그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사무실 에어컨을 장시간 틀어 찬바람 때문에 두통으로 고생하고 있다"면서 "에어컨을 끄고 싶지만 다른 직원들의 눈치가 보여 그러지도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어서는 폭염으로 에어컨 사용이 증가하면서 냉방병 환자도 늘어나고 있다. 냉방병은 여름철 냉방에 장시간 노출될 때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여름철 무더위 속에 에어컨과 같은 냉방기구를 과도하게 틀 경우에 걸리기 쉽다. 실내와 외부의 온도 차이가 크면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두통과 피로감·어지러움·오심·집중력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눈물·기침·콧물·인후통 등 점막 자극증상도 발생하고,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 알고보니 'OOO'

환기가 잘되지 않는 실내 공기 때문에도 냉방병은 생길 수 있다. 냉기를 보존하기 위해 실내를 밀폐하면서 실내 공기에 유해물질과 병원균의 농도가 높아진다. 따라서 두통과 기침·인후통·세균·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우려가 높아진다.

냉방병은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냉방기구의 사용을 중단하면 증상이 좋아진다. 실내외 온도 차이가 5도를 넘지 않게 하고 에어컨을 켜면 습도가 떨어져 충분한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또 2시간에 한번씩 환기를 시켜야 한다.

몸에 냉방병 증상이 있으면 긴 옷을 입고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거나 틈틈이 바깥 공기를 쐬면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위장장애가 생겼을 땐 따뜻하고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이와 함께 시원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환기를 하지 않고 계속 냉방을 하면서 실내에 오염물질과 알레르겐(allergen)의 농도가 높아지고 습도가 낮아지면서 생기는 '빌딩증후군'도 냉방병의 한 원인이다.

◆"에어컨 바람, 얼굴과 최대한 멀리해야"

동일한 냉각시스템을 사용하는 여러 사람에게서 발열이나 기침 등 냉방병 증세가 나타날 경우 에어컨 냉각수가 레지오넬라균에 오염돼 생기는 '레지오넬라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에어컨 냉각기는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필터는 적어도 2주에 한번씩 청소해주는 것이 좋다. 냉방병 예방을 위한 식이요법으로는 적절한 체온 유지에 도움이 되는 따뜻한 물이나 차를 자주 마시고, 항산화제 비타민 C가 많이 함유된 과일을 자주 섭취하는 것도 좋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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