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 뇌종양 오진 국가 배상해야"

침샘질환 판정… 수술 시기 놓쳐
법원 "위자료 1000만원 지급하라"

뇌종양을 침샘질환으로 진단한 군의관 탓에 고통을 겪은 남성이 국가로부터 손해배상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2단독 부상준 부장판사는 21일 이모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1억여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는 이씨에게 위자료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군 복무 중이던 2011년 목 통증과 함께 왼쪽 턱 부위에서 덩어리가 만져져 군 병원에 갔다가 외이도염 및 림프절염 판정을 받았다. 당시 CT와 초음파 촬영을 통해 뇌수막종(지주막 세포에 발생하는 뇌종양)을 발견할 수 있었지만 군의관이 판독하지 못했다.

2013년 제대 후에도 통증이 계속돼 병원을 찾은 이씨는 뇌수막종 진단을 받고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으나 보행장애와 어지럼증 등 후유증을 겪자 “군의관의 오진으로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지 못한 탓”이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군의관이 뇌수막종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에도 이를 판독하지 못하고, 추가적 진료를 게을리했다”며 “이씨가 약 2년간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에 대해 국가가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다만 “뇌수막종 크기가 제대 전에 비해 2㎜ 정도 증가했지만 수술 후 합병증에 영향을 줬는지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없다”며 이씨의 치료비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선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