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8-22 19:20:41
기사수정 2016-08-23 07:50:10
'남상태 연루의혹' 언론인, 친형이 대우조선 감사위원 활동
남상태(66·구속기소)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유력 언론인 A씨의 친형이 대우조선해양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활동한 사실이 확인됐다. 검찰이 남 전 사장 측으로부터 20억여원의 뒷돈을 받고 전방위 로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박수환(58)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대우조선해양 수사가 정·관계를 넘어 언론계에까지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22일 사정기관에 따르면 A씨의 친형 B씨는 남 전 사장이 연임에 성공한 직후인 2009년 3월 대우조선해양 사외이사로 선임됐고, 대우조선해양의 내부 규정에 따라 감사위원회 감사위원도 겸하며 재무재표 승인 등의 업무를 맡았다.
당시 일각에서는 서울의 한 사립대학 교수였던 B씨가 전공 분야와 거리가 먼 대우조선해양과 인연을 맺은 배경을 놓고 의구심이 일었다.
대우조선해양의 감사위원들은 사실상 ‘거수기 노릇’을 하면서 매년 보수만 올려 받은 것으로 드러나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들은 분식회계 혐의를 받고 있는 남 전 사장과 고재호(61·구속기소)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재직 기간인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재무제표와 영업보고서에 100% 찬성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
묵묵부답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 의혹 등을 받고 있는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박수환 대표가 22일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별관에 피의자로 출석하며 기자들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연합뉴스 |
대우조선해양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이날 피의자로 부른 박 대표를 상대로 연임 로비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박 대표는 남 전 사장 측으로부터 20억원대 뒷돈을 받고 민유성(62) 전 산업은행장 등에게 연임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는 이 과정에서 A씨와 검찰 고위간부를 지낸 C변호사 등과의 친분을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대표의 회사가 2010년 무렵 대기업 등을 상대로 홍보용으로 배포한 책자에도 민 전 은행장과 남 전 사장뿐만 아니라 A씨, C변호사 등의 추천서와 연락처 등이 기재돼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박 대표의 알선수재 혐의 수사에 집중하고 있고, 박 대표가 받은 돈의 사용처와 관련된 부분은 확인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지만 박 대표가 언론계 유력 인사들을 관리해왔다는 소문이 무성해 A씨 등 언론계 쪽으로도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