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 성추행' 고양시 산하 간부 '솜방망이' 징계 논란

고양도시관리공사, 성추행 간부에게 '정직 1개월' 부하 여직원을 성추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경기도 고양도시관리공사(이하 공사) 간부가 솜방망이 징계를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고양시 산하기관인 고양도시관리공사는 25일 오전 공사 본부장과 기획총괄부장, 시 산하기관 2곳 간부, 외부인사인 변호사 등 5명으로 구성된 인사위원회를 열어 간부 A(50·4급) 씨에 대해 '정직 1개월'의 징계를 확정했다.

A 씨는 2014년 6월 30대 미혼의 계약직 여직원 B 씨와 단둘이 있는 사무실에서 한 차례 껴안고 이듬해 8월에도 신체적 접촉을 시도하다 B 씨의 거부로 실패했다.

평소에도 A 씨는 B 씨에게 성희롱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 씨는 2014년 6월 20일 도로공사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유흥주점에서 향응을 받다 시에 적발돼 감봉 3개월의 경징계를 받기도 했다.

시와 공사는 사안이 중하다고 보고 지난 주말 A 씨와 B 씨 등을 불러 자체 조사를 벌였고, A씨는 조사에서 제보 내용 대부분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태모 고양도시관리공사장도 지난 22일 "1∼2년 전에 발생한 일이지만 피해 여직원의 추가 피해를 막고, 재발 방지를 위해 보강조사를 한 뒤 법과 규정이 정한 범위 내에서 가장 엄중한 처벌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이날 인사위원회에서 내린 경징계로 인해 시 안팎에서는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강주내 고양시의회 의원은 "솜방망이 처벌은 절대 안 될 일"이라면서 "최성 시장은 최근 발표한 성비위 원스트라이크 아웃 약속을 즉각 실행하라"고 질타했다.

시민 고유성(34) 씨는 "최근 고양시 직원들이 성희롱과 성매매 사건 등에 연루돼 직위해제 돼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망신스러웠다"면서"지난달에는 성희롱으로 직위 해제된 직원이 있는데, 이번에는 왜 정직처분인지 명확한 처벌 기준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사 감사반은 "피해 여성이 A 씨의 사과를 받아들이기로 협의하는 등 전체적으로 사건이 종결되는 분위기를 고려해 징계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최성 시장은 이달 초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성매매·성폭력·가정폭력 등 4대 폭력에 대해 최고 강도의 조처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