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로그인] 내 몸이 범죄에 노출된다면…

그저께다. 자주 방문하지 않던 SNS 계정에 접속했다가 낭패를 봤다.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헷갈려서다. 여러 번의 실패 후 휴대전화 본인 인증을 거치고서야 겨우 로그인할 수 있었다.

요즘 인터넷을 이용하다 보면 이런 일이 심심찮게 일어난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거추장스러운 일을 겪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삼성이 판매에 들어간 갤럭시노트7에 홍채 인식 기술이 탑재되면서 곧 우리 생활 전반에 다양한 생체 인식(Bio-matrix) 기술 사용이 확산될 전망이다. 홍채 인식을 이용하면 번거롭게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

홍채 정보로 범인까지 검거했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의 시대적 배경은 2054년이었다. 상상으로만 가능할 것 같았던 영화 속 이야기가 생각보다 빨리 다가오는 것 같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은 긍정적인 면과 함께 부정적인 면도 내포하기 마련이다. IT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우리의 삶은 편리함이라는 ‘빛’을 봤지만, 해킹 등 범죄의 기술도 함께 진화하는 ‘어둠’도 봐야 했다.

생체 인식 기술은 곧 내 몸이 ‘인감도장’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한편으로 내 몸이 더 많은 범죄의 위험에 노출될 것 같은 불안감이 든다.

홍채 인식을 두고 내 단상이 이렇듯 부정적으로 흐르는 것은 기술 발전의 ‘빛’만 쫓는 세태에 대한 염증이 아닐까. 기술보다 좀더 사람 냄새 나는 소식을 접하고 싶다는 내 생각은 너무 유토피아적일까?

김지연 디지털미디어국 소셜미디어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