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영준의 ★빛사랑] 걸그룹 이름이 너무 비슷해 "헷갈려요"

아이오아이(I.O.I)
아이비아이(I.B.I)
요즘 가요계에는 비슷한 이름으로 활동하는 아이돌그룹이 유독 많은 편이다. 

특히 걸그룹 중에서 비슷한 팀 명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표적으로 에이오에이(AOA)에 이어 아이오아이(I.O.I), 그리고 가장 늦게 데뷔한 아이비아이(I.B.I) 등 세 걸그룹을 예로 들 수 있다. 

또 최근 데뷔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블랙핑크와 에이핑크, 에이프릴 등도 그룹명이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이 외에도 미스에이&미스에스, 여자친구&여자여자, 스피카&스텔라, 스위치&위치스, 베리굿&베스티, SG워너비&워너B 등이 있다.

이들 그룹 이름의 뜻은 전혀 달라도 발음상 유사한 점이 많아 국내 팬보다 k-팝을 좋아하는 해외 팬들은 무척 헷갈려 한다는 지적이다. 그럼 이런 현상은 왜 일어나는 걸까.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아이돌그룹이 쏟아지다 보니까 그만큼 기획사마다 독창성 있는 팀이름을 작명하기가 힘들다는 현실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팀 명을 짓다 보면 단어 찾기가 힘들고 고심 끝에 이름을 지어놓으면 이미 쓰고 있어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했다.

강 평론가는 “결국 상표권 문제 때문에 변형을 시켜 한두 단어가 바뀌는 그룹명도 나오는 것”이라며 “일부 기획사는 그룹명을 짓는데 한계에 달해 직접 공모하는 등 팬들에게 아이디어를 의존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올해 초 방영된 엠넷방송의 ‘프로듀스 101’을 통해 인기 걸그룹 아이오아이(I.O.I)가 탄생했다.
 
아이오아이는 엠넷방송이 각 연예기획사 연습생 101명을 출연시켜 3개월 가까이 서바이벌 오디션을 거치면서 최종 살아남은 11명을 프로젝트 걸그룹으로 만들어 데뷔시켰다. 

엠넷방송 측은 그룹명을 시청자들에게 공모, ‘101’명이라는 취지를 그대로 살려 영문으로 변경한 아이오아이(I.O.I)를 최종 팀 명으로 정했다.
 
I.O.I는 ‘Ideal Of Idol’의 약자로 가장 이상적인 아이돌이라는 뜻도 지녔다. 엠넷방송은 이어 YMC엔터테인먼트에 매니지먼트를 의뢰해 아이오아이 데뷔에 큰 성공을 거뒀다.
 
당시 일부 팬들로부터 FNC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 에이오에이(AOA) 이름을 본뜬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받았으나 아이오아이는 데뷔 후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키며 스타반열에 우뚝 올라섰다.   

이를 지켜보기라도 한듯 로엔엔터테인먼트는 ‘프로듀스 101’에서 11위 안에 들지 못한 김소희, 윤채경, 한혜리, 이수현, 이해인 등 5명의 멤버로 프로젝트 걸그룹 아이비아이(I.B.I)를 탄생시켰다. 

아이비아이는 최근 데뷔싱글 ‘몰래몰래’를 발표해 인기를 얻고 있다. 아이비아이는 영문식 표기 ‘Il-ban-in(일반인)’과 ‘아이 빌리브 잇’이란 뜻을 지니고 있으며 팬들이 지어줬다. 

에이핑크
블랙핑크
‘아이오아이 대항마’ 등의 다양한 얘기를 듣고 잇는 아이비아이(I.B.I)는 팀 이름을 지어준 팬들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기도 했다.

YG엔터테인먼트가 야심 차게 내놓은 걸그룹 ‘블랙핑크’도 2011년 데뷔해 인기 정상에 올라 있는 에이핑크와 그룹명이 비슷하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지난 8일 데뷔해 가요계에 신인 걸그룹 기록을 갈아치우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블랙핑크는 멤버 지수, 제니, 로제, 리사로 구성됐다. 

블랙핑크는 여성의 의미하는 핑크에 특별함과 부정을 표현할 수 있는 블랙을 조합시켜 외모보다는 실력 위주의 걸그룹을 강조했다. 에이핑크는 핑크 앞에 ‘에이스(ACE)’를 붙여 정상의 의미를 부여했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인기 걸그룹 미스에이도 모든 면에서 A클래스급 실력을 지닌 뒤 아시아 최고가 되겠다는 뜻으로 그룹명을 지었다. 

앞서 여성힙합그룹 미스에스가 먼저 결성돼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 외에도 남성 3인조 보컬그룹 SG워너비에 이어 비슷한 이름의 걸그룹 ‘워너B(비)’도 활동 중이다.

추영준 기자 yjch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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