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9-06 14:51:56
기사수정 2016-09-06 14:51:56
영국 연구팀 "자철석 성분 등 금속 나노입자 쌓여"
치매의 한 원인으로 지목받는 대기오염물질이 사람의 뇌로 직접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매연이나 화석연료가 탈 때 나오는 연기 속 초미세먼지 형태의 자철석(산화철) 성분이 코를 통해 인체에 들어가 뇌에도 쌓인다는 것이다.
6일 뉴사이언티스트 등에 따르면, 영국 랭커스터대학 바바라 마허 교수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5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영국 맨체스터와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3~92세 주민 37명의 뇌를 검사한 결과 뇌조직1g당 나노 크기의 자철석 분자가 수백만 개나 발견됐다.
자철석이 자기(磁氣)를 띠는 성질을 이용, 이 검사는 뇌 조직의 자기성이 어느 만큼 큰지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이번엔 이 가운데 6명의 뇌 앞부분 조직 속 분자들을 전자현미경으로 들여다봤다. 그랬더니 둥근 자철석 분자가 결정체처럼 각진 자철석 분자 수보다 약 100대 1 비율로 많았다.
보통 결정체 형태의 자철석 분자는 인체 세포에서 유래한 철 성분처럼 자연적인 생성물이다. 반면 둥근 분자는 통상 고온에서 철이 녹거나 연료가 탈 때 생성된다.
이는 뇌 속 산화철 대부분이 음식이나 인체에서 유래된 것이 아니라 대기오염 물질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기존에 알츠하이머 급증, 노인이 아닌 어린이와 청년에게도 알츠하이머 뇌 손상이 일어나는 일 등이 대기오염과 관련 있다거나 자동차 매연이 심한 도로변 주민들에게 알츠하이머가 더 많다는 등의 역학적 연구 논문들이 있었다. 또 초미세먼지 형태 대기오염물질이 뇌에도 쌓일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사람 뇌 속에 실제 축적돼 있음을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철석 분자들은 지름이 200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백만분의 1미터) 이하의 초미세먼지로 공기와 섞여 사람 코의 신경 말단부위를 통해 체내로 들어와 뇌로도 이동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백금, 코발트, 니켈 등의 나노분자도 뇌에서 발견됐다며 백금은 자동차 촉매제로 쓰여 매연 등에서 나오지만 사람 몸에는 자연적으로 매우 희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허 교수는 산화철은 산소와 만나 활성산소(유리기)를 만들며 이는 알츠하이머 질환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대기오염물질 형태의 산화철이 알츠하이머의 중요한 환경적 위험 요인인지를 확정하기 위해선 다양한 추가 연구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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