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첨성대, 조상의 내진 설계 실감"

12일 천년고도 경북 경주에서 잇달아 발생한 지진으로 문화재 안전에 비상이 걸렸지만, 육안상으로 뚜렷한 피해는 없는 것으로 문화재 당국은 파악했다.

경주시에 따르면 인왕동에 있는 국보 제31호 첨성대는 지진 피해가 가장 우려됐지만, 다행히 특이 사항은 없다. 높이 9.5m인 첨성대는 신라 시대 천문을 관측하던 건물이다. 예전부터 기울어짐이 발생했기 때문에 지진 발생 직후 문화재 당국이 크게 긴장했다.

그러나 규모 5.1 전진에 이은 5.8 본진에 최상단부 ‘우물정(井)’자 모양 정자석이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다고 당시 현장에 있던 경주시청 문화재보수팀 오재봉 주무관은 전했다. 오 주무관은 “지진 소식에 첨성대가 걱정돼 곧바로 확인했을 때 별 이상이 없었는데 본진 정자석이 흔들렸다”며 “첨성대가 내진 설계돼 있다는 말을 현장에서 실감했다”고 덧붙였다.

국보 제24호이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석굴암도 아직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석굴암 주변 진입로에 낙석이 일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불국사도 현재까지 이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성 경주시 문화재보수팀장은 “문화재 담당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지진으로 인한 직접적 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날이 밝으면 국보 등 주요 문화재를 정밀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