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9-14 13:00:00
기사수정 2016-09-13 15:30:57
‘프리콕스’(precogs·미래를 볼 수 있는 시야)라는 범죄예방 프로그램을 소재로 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배경은 2054년이다. 미래 경찰은 범죄가 일어나기 전에 먼저 ‘범인’을 알아내고 체포해 사건사고를 예방한다.
이같은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반 범죄예방 프로그램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도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연구진의 최신 보고서 ‘
AI와 2030년의 삶’에 따르면 일선 경찰이 범죄 예방을 위해 AI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시점은 2030년이다.
연구진은 또 향후 15년 뒤엔 ▲스마트 교통체계 ▲홈 사물인터넷(IoT) 시스템 ▲AI 의사 ▲로봇 교사가 일반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마트한 교통 신호등
스탠퍼드대학 연구진은 2030년 전 세계 대부분의 교통신호체계가 스마트하게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고 미국 과학매체 사이언스매거진이 12일(현지시간) 전했다.
2030년 보행자는 지나가는 차량이 없는 데도 빨간불 때문에 횡단보도에서 기다릴 필요가 없다. AI가 교차로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화면과 도로 센서를 통해 교통량을 파악해 보행자나 운전자가 가장 빠르고 안전하게 도로를 건널 수 있도록 신호를 바꾸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교통사고는 물론 스트레스, 도로 위에 허비되는 시간을 확실히 줄여줄 것이다. 공상만은 아니다. 미국 카네기멜론대학은 이같은 스마트 교통 신호등을 피츠버그와 로스앤젤레스(LA), 벨뷰에서 이미 시험운용해봤다.
◆홈 사물자동화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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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의 홈 기반 사물인터넷 시스템 '에코'. |
아마존의 ‘에코’, 구글의 ‘네스트’, 삼성의 ‘오토’ 등은 IoT 기술에 기반한 스마트 홈 시스템이다. 자동으로 냉·난방을 조절하고, 음악을 틀어주며, TV를 켠다. 스탠퍼드대학 연구진은 15년 뒤엔 IoT 기술이 더욱 발전해 집주인이 현관문에 들어서자마자 TV 혹은 음악이 켜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물자동화 시스템은 가족 개개인의 스케쥴에 따라 불빛과 온도 등을 조절하고, 냉장고에 보관돼 있는 식재료를 파악해 그날 저녁 메뉴와 조리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홈 기반 AI의 역할은 이 뿐만이 아니다. 평소 가족의 영양상태나 몸무게 등을 고려해 냉장고에 채워야할 식재료를 조언하고 곧 있을 파티에는 어떤 음식을 내놓을 것이며 지금 구매해야 할 재료는 무엇인지도 알려준다.
◆오진 없는 로봇 명의
기술의 발달에도 바뀌지 않는 풍경이 있다. 갑자기 병이 생겼을 때 의사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다. 하지만 의사의 부족한 정보, 잘못된 판단, 그날의 기분에 따라 오진을 하는 경우도 생긴다.
하지만 2030년엔 이러한 가능성이 극히 작아진다. AI 보조의사가 보편화되기 때문이다. AI는 음성인식과 빅데이터 처리 기술을 통해 환자의 증상과 몸 상태, 기존 질병 정보를 근거로 환자의 병명 리스트를 의사에게 제시한다. 유능한 보조의사 덕에 진짜 의사는 환자의 병을 진단하고 그에 맞는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환자가 굳이 의사를 찾을 필요도 없다. 집에서 편하게 AI 의사에게 증상을 말하고 적절한 처방전을 받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범죄 예측 프로그램
현실의 ‘마이너리티 범죄 리포트’는 2030년쯤 가능해질 것으로 스탠퍼드대학은 내다봤다. 범죄예방을 위한 ‘러닝머신’은 이미 테러나 화이트칼라 범죄 수사에서 활용되고 있다. 미국의 대테러당국이나 일부 공안 당국은 지능형 CCTV 영상자료나 드론(무인기), 감시위성을 통한 정찰 정보, 통신 감청과 테러 관련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용의자를 좁히고 추적하며 체포하고 있다.
지능형 컴퓨터 시스템은 특정 범죄 관련 정보를 접했을 때 거의 실시간으로 역대 범죄 발생 지역과 주기, 시간 등 각종 통계를 종합분석한 뒤 공안 당국에 누구를, 언제, 어디에서 체포할 수 있을지를 알려줄 수 있다.
연구진은 "2030년에도 범죄예방 프로그램 알고리즘을 짠 개발자의 편견이 개입될 수 있다"며 "하지만 이 시스템이 보다 개방적으로 진행이 된다면 분명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정확도를 높이는 프리콕스가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고 영국 매체 ‘더선’이 전했다.
◆개인 맞춤형 AI 교사
아무리 로봇이 인간의 자리를 빼앗는다고 하지만 교육계는 AI를 그리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에서 AI의 역할은 주로 학생들 질문에 대신 대답하고 성적 매기기 등 잔업을 도와주는 보조교사(TA)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30년이 되면 컴퓨터 프로그램과 휴머노이드 로봇 형태의 AI가 거의 모든 학교에 보급될 것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AI 교사는 학생 개개인의 강점과 단점, 지식수준을 파악해 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
AI 교사는 학생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퇴근도 하지 않는다. 하루 24시간 내내 전자책이 아닌 음성형태로 학생 옆에서 그의 요구를 들어주고 조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