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9-23 19:17:51
기사수정 2016-09-23 19:17:51
지질연구원 ‘8.3 예측 보도’ 반박
“단층 한번에 130m 변해야 발생
지금껏 m단위 움직인 적 없어”
최근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국민 불안이 고조된 가운데 “한국에서 규모 6.5 이상의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전정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 박사는 2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규모 5.8∼8.3인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며 “연구 목적으로 내놓은 (실험적인) 수치를 비약적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 박사는 “지진규모 ‘8.3’은 울산2단층 위치가 한 번에 130m 변했다고 가정하고 계산한 결과이며 한반도에서 한 번에 m 단위로 지층이 변한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여러 번 일어난 변위를 모두 확인할 수 없으니 한 번에 나타난 것으로 보고 지진규모를 예측해 봤다는 것이다. 즉 매우 비정상적인 상황을 가정해 나온 값이라 이를 실제 예측치로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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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땐 책상 밑으로” 23일 서울 강북구 송중초등학교에서 열린 지진대피훈련 도중 학생들이 지진경보가 울리자 가방으로 머리를 감싸고 책상 밑으로 몸을 숨기고 있다. 연합뉴스 |
기원서 지질연 부원장 역시 “이런 대규모 지진은 지각판이 만나는 경계에서 일어나는데, 우리나라는 판의 경계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이런 지진이 일어날 수 없다”며 “한반도에서 규모 6.5 이상 지진은 나기 어렵다는 것이 학계의 중론”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5.5 이상 지진은 나지 않는다”고 분석했지만 약 5개월 만에 경주에서 5.8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국민 불안감을 키웠다. 22일 일부 언론이 지질연이 작성한 ‘활성단층지도 및 지진위험 지도 제작’ 보고서를 토대로 “원전 14기가 몰린 경주, 부산 원전단지 부근에서 최대 8.3 규모 지진이 날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