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9-25 18:56:05
기사수정 2016-09-25 18:56:05
극비리에 작전 펼친 사례 있어…가상폭격 훈련 가능성 제기돼/ 일각선 “외교마찰 우려” 부정적
“대북 무력시위 선봉인 미국 전략폭격기가 과연 북한 영공에 잠입할까.”
지난 21일 B-1B ‘랜서’의 한국 전개 상황을 놓고 미 전략폭격기들의 활동 반경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이날 북한의 5차 핵실험과 관련한 군사적 대응 조치로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있던 B-1B 2대를 한반도 상공에 전개했다. B-1B는 각종 미사일과 지하시설 파괴용 유도폭탄 등으로 무장하고 군사분계선(MDL)에서 30㎞ 정도 떨어진 경기도 포천 소재 미군 영평사격장 상공을 거쳐 오산기지에 도착했고, 이 중 1대는 오산기지에 착륙했다.
22일 미 태평양사령부는 홈페이지 첫 화면에 B-1B의 한국 전개 사진을 게시하고 “남북 MDL에서 가장 근접한 비행이었고, B-1B가 한반도에 착륙한 것은 20년 만에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런 설명을 액면 그대로 믿는 이들은 많지 않다. 미군이 무력시위 일환으로 미 전략폭격기를 공개적으로 전개하는 경우 말고도 비밀리에 한반도에서 작전을 펼치는 사례가 더러 있기 때문이다. 북한 영공 내부까지 침투해 북핵 시설과 미사일 기지 등을 파괴하는, 실전을 방불케하는 작전도 감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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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랜서” 25일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열린 ‘2016 오산에어쇼’(에어파워데이 2016)를 찾은 시민들이 미국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살펴보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
한·미 연합 군사작전에 정통한 한 예비역 장성은 25일 “우리가 모르지만 (미 전폭기들이) 들어간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특히 북한의 대공방어망을 뚫고 비행이 가능한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는 북한 핵과 미사일 시설에 대한 근거리 접근을 통해 가상폭격 훈련을 감행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성은 “이런 내용들이 알려지지 않는 것은 극비 군사작전인 까닭”이라며 “미군은 우리 군에도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군 관계자는 “미군 전략폭격기의 북한 영공 침투는 들어보지 못했다”며 “외교적 마찰과 국제사회 비난을 우려해서라도 미국이 그런 무리한 군사작전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다만 “B-1B 2대가 전방과 근접한 포천 미군 영평사격장 상공을 비행한 것은 처음일지 모르나 B-52 폭격기는 무력시위 때마다 MDL을 동에서 서로 가로지르는 비행을 자주 반복해왔다”고 말했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