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가 종교를 버리는 이유 살펴봤더니

종교의 나라 미국에서 무신론자가 점차 늘고 있다. 미국 공공종교연구소(PRRI)의 최신 보고서 ‘ 엑소더스: 미국인들은 왜 종교를 떠나는가, 그리고 왜 돌아올 것 같지 않은가’에 따르면 미국에서 ‘믿는 종교가 없다’ 혹은 ‘나는 무신론자다’는 응답률은 지난 8월말 현재 25%이다. 1986년 7%, 1996년 12%, 2006년 16%였던 미국 ‘비종교 인구’ 비율이 또다시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에서 신을 믿지 않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연령대별 ‘비종교 인구’ 비율은 18∼29세 39%, 30∼49세 29%, 50∼64세 17%, 65세 이상 13%였다. PRRI는 "30년전 20대 가운데 10%에 불과했던 비종교 인구가 4배 가까이 폭증한 것"이라며 "종교에 있어서도 세대간 격차가 날로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10년마다 종교인구 통계 조사를 내는 데 연말 쯤 2015년 통계가 나온다. 한국의 비종교 인구는 1985년 전체 인구의 57.4%, 1995년 49.3%, 2005년 46.5%였다. 2014년 4∼5월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500명으로 대상으로 심층 표본조사를 벌인 한국갤럽의 결과는 최근 10년새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갤럽에 따르면 한국인 중 종교를 믿는 사람은 2004년 54%에서 2014년 50%로 떨어졌다. 연령별 비종교 인구는 19∼29세 69%, 30대 62%, 40대 49%, 50대 40%, 60세 이상 32%였다.


그런데 이들 비종교 인구는 왜 종교를 갖고 있지 않거나 신을 믿지 않는 것일까. 한국갤럽의 경우 "종교에 관심이 없어서"가 45%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으로"(19%), "정신적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18%), "나 자신을 믿기에"(15%) 등이 이었다. 미국도 마찬가지일까. 25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PRRI는 여섯가지 이유를 추렸다. 역순으로 소개한다. 

미국인 4명 중 1명이 종교에 대한 믿음을 저버렸음에도 60%는 대선후보가 강한 종교적 신념을 갖는 게 매우 혹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답했다.

#1. "교회가 너무 정치편향적"

응답자의 16%는 "교회 집회(예배나 미사)가 너무 정치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종교를 버렸다"고 말했다. 이들이 종교를 버린 이유는 ‘신이 미워서’가 아니라 그들이 다니는 교회 목사나 성당 신부의 과도한 정치적 언행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미국 가톨릭 보스턴 교구 신부들의 성추문을 파헤치는 보스턴글로브 탐사보도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스포트라이트'의 한 장면.

#2. "성직자의 성추문"

종교 신자였다가 비종교인이 된 미국인의 19%는 "다니던 교회 성직자의 성추문 때문에 종교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특히 신부들의 아동 성학대 스캔들이 끊이지 않던 가톨릭의 경우 이 같은 응답률이 32%에 달했다.

#3. "성적 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설교"

동성애자에 대한 종교인들의 혐오·배타적 태도는 평범한 신도들을 내쫓는 주된 이유였다. 응답자의 29%가 "일부 성직자의 동성애 혐오 발언이 싫어 교회에 나가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이 또한 전 가톨릭 신자의 경우가 많았는데 39%였다. 
한 종교단체의 동성애 축제 반대 집회 장면.

#4. "가족 중 종교인이 없다"

비종교인 3명 중 1명(32%)은 단순한 이유였다. 가족 중 자신을 데리고 교회나 성당에 나가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5. ‘과학적으로 따져봤더니?’

PRRI가 비종교인 가운데 자발적 종교 거부자, 무신론자만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대학교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 비율은 38%였다. 반면 ‘교회는 다니지 않지만 신은 믿는’ 비자발적 종교 거부자의 65%는 고졸 이하 학력이었다.

#6. "종교적 가르침은 쓸모가 없다"

종교를 믿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종교에 대한 믿음과 기대가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응답자의 60%가 "종교적 가르침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어서"라고 답했다. 갤럽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도 종교에 대한 무관심과 불신, 실망 때문에 종교를 갖지 않고 있다는 응답자가 64%였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