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전핵이식 기술 통한 '세 부모 아기' 태어났다

미국에서 새로운 방식의 체외수정 기술을 통한 ‘세 부모 아기’가 태어났다. ‘세 부모 아기’는 생물학적으로 엄마가 2명이고 아빠가 1명인 아기를 말한다. 지난해 2월 영국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세 부모 체외수정’을 허용해 뜨거운 찬반 논란을 일으켰다.

영국 BBC방송은 28일(현지시간) 미국 과학매체 ‘뉴사이언티스트’를 인용해 미국 의료진이 5개월 전 멕시코(미국은 세 부모 체외수정이 불법)에서 새로운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이식 기술을 이용한 ‘세 부모 아기’ 출산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에 있는 불임 전문 병원인 ‘뉴 호프 퍼틸리티 센터’(NHFC) 의료진은 기존 전핵이식(PNT) 기술로 이미 6차례 자녀 사산·사망을 겪은 요르단계 부모를 대상으로 새로운 방식의 PNT를 시도했다.

PNT는 1990년대 말부터 시도된 유전자 조작 체외수정이다. 대체로 미토콘드리아 유전자에 이상이 있는 여성의 난자에서 핵을 빼내 기증자 여성의 정상 난자에 이식한 뒤 남성의 정자와 체외수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미토콘리아는 체내에서 섭취한 음식을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세포소기관으로, 관련 DNA는 모계로만 유전된다. 

미토콘드리아 DNA에 문제가 있는 아기는 첫돌을 맞기 전 뇌손상, 근육위축, 심장질환 등의 증상을 보이는 유전질환 ‘리 증후군(Leigh syndrome)’을 앓는다. 생후 2∼3년 내 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에 일곱 번째 PNT 시술을 받은 부모도 4번의 사산을 경험하고 생후 8개월, 6세 때 자녀를 잃는 참척(慘慽)을 겪었다.

의료진은 엄마의 난자에서 채취한 모든 중요한 DNA와 기증자의 건강한 미토콘드리아를 결합해 새로운 건강한 난자를 만들었다고 BBC는 전했다. 존 챙 NHFC 원장은 "5개의 배아를 만들었는데 이중 1개 배아가 정상적으로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세 부모 아기’의 머리카락이나 눈 색깔 등 일반적 유전형질은 미토콘드리아 DNA와 관계가 없다. 모든 유전형질 가운데 0.1%만 난자 기증자를 닮고 나머지 유전형질은 원래 부모에게 물려받는다. NHFC는 10월 열리는 미국생식의학회(ASRM) 학술대회에서 이번 PNT를 보고할 계획이다. 
존 챙 NHFC 원장이 새로운 PNT 기술로 태어난 아기를 안고 있다. 사진=NHFC 제공, BBC 캡처

하지만 이번 ‘세 부모 아기’를 둘러싼 법적, 의학적, 윤리적 논란이 뜨겁다. ‘인간유전학경고운동협회’(HGA) 데이비드 킹 박사는 "의료진이 미국 법망을 피해 멕시코로 갔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라며 "생명을 살리는 게 의사의 역할일텐데, (많은 배아를 희생시키는) 세 부모 아기는 생명·의료윤리의 금기선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대런 그리핀 영국 켄트대학 교수(유전학)는 "이번 시술은 착상전 유전학과 유전질환 치료의 새 장을 연 사건"이라며 "유전질환으로 고통받는 가족의 심정은 생각해봤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미국 뉴캐슬대학 연구진은 난자 기증자 64명의 난자 500개를 대상으로 PNT 기술을 실험한 결과, 변형된 미토콘드리아 전이가 확실히 줄었을 뿐만 아니라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연구결과를 최고 권위의 과학저널 ‘네이처’(6월8일)에 게재한 바 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