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조작 기구'가 단돈 12만원?

전문가들 "일반 판매 위험" 경고
최근 유전자 조작을 가능케하는 기구가 단돈 100유로(약 12만원)에 팔리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한 업체가 ‘DIY 유전자 조작 키트’를 외부에 판매했다고 보도했다. ‘Crispr-cas9’이라고 불리는 간단한 형태의 도구들은 간단한 조작으로 세포에서 DNA를 떼어내고 새로운 유전 세포를 이식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유전학을 연구하는 실험실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기구다.

전문가들은 당장 유전자 조작이 일반화 되면 기형, 돌연변이 등을 양산할 수 있다며 제재를 요구하고 나섰다. 생명윤리 기구인 ‘누필드 카운슬’은 이날 성명을 통해 “간단해 보이는 이 실험이 대중들의 흥미를 끌고 집, 차고 등에서 유전자 조작을 하면 무슨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사회와 인류 생존까지 거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람의 세포 조작 등 복잡한 실험은 불가능하지만 기술을 익히면 동물 실험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유전학자 앤드류 그린필드는 “이건 우리 기대를 넘어서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인류가 세상을 조작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 킹스대학의 법학 교수인 케런 융은 “윤리적으로 제재할 수 있을 때 해야한다”면서 “늦어지면 정말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사진=가디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