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일상 톡톡] 화장해서 연애할래? 생얼로 솔로될래?

외모 관리, 자기 만족이자 자기 과시…'외모지상주의' 비판의 목소리 높지만 더 예뻐지고 멋있어지고 싶은 건 인간의 본능
오늘날 건강하고, 아름답고자 하는 노력은 더이상 스스로를 위한 ‘자기만족’의 차원에만 머물지 않고 있습니다. 건강한 신체와 아름다운 외모를 개인의 경쟁력으로 인식하는 태도가 전반적으로 커지면서, 건강 및 외모 관리의 영역이 과시적인 성향을 보이기 시작했는데요. 우선 건강관리 활동을 살펴보면 잘 먹고, 잘 사는 법을 고민하면서 질병 관리 및 예방하는 본질적인 활동을 하기보다는 헬스장을 다니거나 다양한 운동을 하면서 보기 좋은 몸매를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합니다. 운동을 통해 신체를 단련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런 활동은 대체로 누군가에게 잘 보이거나 과시하고자 하는 목적이 더 큽니다. 물론 외모관리의 자기 과시적 성향은 건강관리보다 훨씬 강합니다. 외모는 가장 중요한 개인의 경쟁력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이는 개인들로 하여금 아름다움을 강요하고, 성형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외모지상주의’라는 비판을 하면서도 남들보다 더 예쁘고, 아름다워지기 위한 노력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인 셈입니다. 소비자들이 건강 및 외모 관리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또한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자기 만족’ 못지 않게 ‘자기 과시’도 중요해진 세상이다. 최근 건강 및 외모 관리의 필요성을 더 많이 느끼고, 공감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 2명 중 1명은 경제적 여유가 없어도 외모관리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건강 및 외모 관리’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건강관리와 외모관리가 모두 꼭 필요하다는데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먼저 건강관리의 필요성과 관련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83%가 평소 건강관리가 필요한 편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신은 건강관리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단 2.8%에 그쳤다. 2012년과 2014년에 실시한 조사와 비교해보면, 건강관리의 필요성을 체감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가 건강관리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실천에는 옮기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평소 건강관리를 위해 노력하는 편이라는 응답이 전체 39.3%에 그친 것이다. 물론 건강관리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과거보다 많아진 것은 상당히 긍정적인 변화이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적극적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적은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른 연령에 비해 50대가 건강관리를 위한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이었으며, 성에 따른 차이는 없었다.

본인의 건강상태를 묻는 질문에도 10명 중 4명만이 자신이 건강한 편이라고 응답했다. 자신의 건강에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로, 상대적으로 20대 젊은 층과 미혼자가 스스로의 건강을 좋게 평가하는 편이었다. 다만 이전 조사에 비해서는 자신이 건강한 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증가한 부분은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86.6% "외모관리 어느 정도 필요하다"

건강관리만큼이나 외모관리도 현대인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영역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응답자의 86.6%가 외모관리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 그리고 젊은 세대가 외모관리의 필요성에 더욱 많이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그에 비해 외모관리가 별로 필요하지 않다고 보는 시각은 9.4%에 그쳤다. 하지만 이런 인식과는 달리 모든 사람들이 외모관리에 신경을 쓰면서 살지는 못하고 있었다. 평소 외모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응답자가 전체 47.1%로, 절반에 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외모관리를 위한 노력은 여성 및 20~30대에게서 상대적으로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반면 전체 44.1%는 외모관리를 위한 노력을 별로 하지 못하고 있는 편이라고 밝혔으며, 전혀 노력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7.9%였다.

◆외모관리, 20~30대 '자기만족' vs 50~60대 '자신감'

평소 외모관리를 위해 노력을 하는 사람들은 주로 자기만족(59%·중복응답)을 얻고, 자신감(56.3%)을 갖기 위해 외모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젊은 세대가 자기만족의 차원에서 외모를 관리하려는 경향이 강한 반면, 중장년층은 자신감을 고취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외모를 관리하려는 모습이 뚜렷해 세대별 외모관리의 목적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자기관리를 못하는 사람으로 인식되기 싫고(37.4%) △외모가 하나의 경쟁력이기 때문에(34.2%) 외모관리를 한다는 의견도 많았으며 △요즘은 외모관리가 필수인데다가(31.8%) △외모로 평가를 내리는 사회경향 때문에(25.9%) 외모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자기관리를 못하는 사람으로 비춰지기 싫고, 요즘은 외모가 하나의 경쟁력이라는 이유에서, 여성은 자기만족과 자신을 얻기 위해서 외모관리를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었다. 남성에게 외모관리는 개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 큰 것에 비해, 여성에게 외모관리는 예쁘게 보이고 싶은 본능적인 욕망에 더 가깝다는 것을 보여준다.

◆"내가 봐도 잘 생겼네?" 男, 女보다 외모만족도 높아

사람들이 외모관리의 영역에서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부분은 피부(52.3%·중복응답)였다. 헤어(49%)와 의상 및 패션제품(45.3%)에 대한 관심도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몸매관리(42.9%) △다이어트(36.5%) △메이크업(24.6%) 등이 뒤를 이었다.

대부분의 영역에서 남성보다는 여성의 관심도가 훨씬 높았으나 헤어 분야만큼은 근소하게나마 남성이 더 많이 신경을 쓰는 특징도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20대 젊은 층이 △피부(64%) △헤어(56%) △의상 및 패션제품(52%) △몸매관리(50%) △다이어트(43.6%)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다른 연령층보다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는 전체 57.8%가 남에게 내세울 수준은 아니지만, 평균 정도는 되는 편이라고 평가했다. 평균보다는 좀 더 준수한 편이라는 응답은 23.5%였으며, 외모가 매우 좋은 편에 속한다고 스스로를 평가하는 응답자는 3.6%에 그쳤다.

그에 비해 남에게 내세울 수준이 아니라는 평가는 11.9%였다. 전체 2명 중 1명은 스스로의 외모에 대해 만족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남성이 여성보다 자신의 외모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었으며, 세대별 만족도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10명 중 9명 "호감가는 외모 갖추고 있으면 세상 살기 편하다"

외모 관련 전반적인 인식평가에서는 외모 경쟁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데 대부분이 공감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전체 응답자의 88.9%가 남보다 좀 더 나은 외모를 가지고 있으면, 아무래도 살아가는데 편한 점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또한 외모가 좋아지면 일상생활에서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는데도 85.4%가 공감하고 있어, 외모는 한국사회에서 개인의 경쟁력이자, 자신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체로 젊은 세대일수록 외모가 좋으면 살아가는데 편한 부분이 많고, 일상생활에서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는 인식을 보다 많이 가지고 있었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좋은 외모를 가지고 있으면 살아가는데 편한 부분이 많고, 자신감을 가지게 될 것 같다는 인식이 큰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전체 63.5%가 외모가 출중한 사람을 보면 부럽다고 느낄 만큼 외모를 개인의 중요한 스펙으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한국사회 전반에 널리 퍼져 있는 것이다.

◆"얼굴 예쁘면 시집도 잘 간다고?"

10명 중 6명 이상은 요즘은 얼굴이 예쁜 여성이 결혼도 잘 하는 것 같다고도 바라봤다. 여전히 예쁜 외모가 결혼을 잘하기 위한 좋은 조건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남성의 경우에는 여성에 비해 외모와 결혼과의 상관관계를 상대적으로 낮게 바라봤으나, 그럼에도 절반 이상이 얼굴이 준수한 남성이 결혼도 잘 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만 좋은 외모가 일의 능력까지 보장해준다는 생각은 그리 많지 않았다. 요즘은 얼굴이 예쁜 여성과 얼굴이 잘생긴 남성이 일도 잘하는 것 같다는 의견이 각각 33.9%, 31.9%에 그쳤다.

전반적으로 외모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듯 경제적 문제를 감수하고서라도 외모관리에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절반 가량이 경제적 여유가 없더라도 외모관리에 어느 정도 투자할 필요가 있고(50.9%),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자신의 외모관리에 투자할 가치가 있다(48.3%)고 바라본 것이다.

특히 20대 젊은 층이 경제적 여유가 없고(56.8%), 비용이 많이 들어도(63.2%) 외모관리에 투자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다. 다만 외모보다는 건강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 대부분의 공통적인 생각이었다.

10명 중 8명이 외모를 가꾸는 것보다는 내 건강을 돌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드러낸 것이다. 고연령층일수록 외모보다는 건강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많이 내비쳤다. 반면 건강과 외모에 둘 다 투자할 수 없다면 건강보다는 외모에 더 투자하고 싶다는 의견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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