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10-12 18:21:20
기사수정 2016-10-13 00:39:54
비상 걸린 한국 스마트폰…명품이미지 회복 급선무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이 배터리 발화 사태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단종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며 한국 스마트폰 산업도 위기에 봉착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인 삼성이 타격을 받으면 계열사는 물론 부품 협력사, 액세서리 업계, 이동통신사, 휴대전화 대리점들도 줄줄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당장 3분기 실적에 단종에 따른 비용 2조6000억원이 추가되면서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종전 발표된 7조8000억원에서 5조2000억원으로 주저앉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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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의 생산과 판매 중단된 12일 서울 광화문 4거리에 빨간 신호등 뒤로 갤럭시노트 7 광고판이 보이고 있다. 이제원기자 |
문제는 한때 삼성과 혁신 경쟁을 벌이던 LG전자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있고, 기사회생한 팬택 역시 재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라이벌 애플과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더욱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삼성이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이는 곧 한국 스마트폰 산업의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강대 정옥현 교수(전자전기공학)는 12일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스마트폰 시장을 무서운 속도로 잠식해오는 상황에서 삼성의 브랜드 신뢰도가 떨어진 것은 국가 차원의 위기이자 경제적 손실”이라며 “특히 10, 11월은 크리스마스 특수를 겨냥해 통신사업자들의 스마트폰 수요가 가장 많은 시기여서 애플과 중국 업체들이 직접적인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1200만대 팔린다던 제품이 200만대 남짓 팔리다가 그마저도 다 회수돼 부품사나 하청업체 등 삼성 협력사들도 오랜시간 고통에 시달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총 7674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22.3%의 시장 점유율로 1위에 오르며 2위 애플(12.9%)과의 격차를 10%포인트 가까이 벌렸다. 지난 3월 출시한 갤럭시S7·S7엣지의 흥행 덕분에 전년 동기대비 판매량은 6.4% 늘고 점유율은 0.5%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애플의 아이폰7을 견제하기 위해 조기 출시한 갤럭시노트7이 단종되면서 오히려 애플이 그 반사이익을 누리게 돼 다시 격차가 좁혀질 가능성이 높다. 또 호시탐탐 하드웨어 시장을 넘보던 구글이 ‘픽셀폰’을 최근 출시해 갤럭시노트7 사태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다 LG전자는 지난해 4월 ‘G4’ 출시 후 2년 연속 전략 스마트폰의 부진으로 올 3분기까지 다섯 분기째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등 중국 업체들에 밀리는 모양새다. 어렵게 회생한 팬택은 중저가폰 ‘IM100’으로 재등판했지만 최근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제조업체들이 국내시장 공략을 강화하면서 눈에 띄는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반면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의 점유율을 합하면 20%대에 육박해 곧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병태 카이스트 IT경영전공 교수는 “우리가 일본 업체들을 따라잡은 것처럼 중국이 우리나라를 따라잡을 수 있고, 그 속도는 더 빠를 수 있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삼성과 LG 모두 스마트폰 전략을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수미·정지혜 기자 leol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