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위 국감, 외국담배사 재고차익 탈세 의혹 도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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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지난해 담뱃값 인상과정에서 불거진 담배회사들의 수천억원대 탈세 의혹과 관련한 정부의 관리·감독 부실이 도마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정부의 허술한 사후관리와 뒷북 행정을 질타했다.

기재위 야당 간사인 더불어 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박 의원은 지난해 1월 1일 담뱃세 인상에 따라 담배회사들이 수천억원대 재고차익을 얻는 과정에서 기획재정부의 관리 소홀 문제가 심각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기재부는 담뱃세 인상 전 4개월 동안 각 담배회사의 재고량을 보고받고 있었다”면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음에 따라 담배회사의 이익만 채워주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윤호중 의원은 “최경환 부총리 시절 기재부는 1~8월까지 월평균 반출량이 104%를 초과하지 않도록 매점매석 고시를 하고, 매점매석 점검단까지 구성해 시세차익에 대한 탈세를 없애겠다고 했다”면서 “그런데 최근 발표된 감사원 결과를 보면 매점매석 고시가 안 됐고 점검도 제대로 안 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시를 한 기재부가 제대로 고시를 이행하지도 않았고, 이에 따른 국고손실이 필립모리스코리아는 1789억원,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BAT)코리아는 392억원, 도·소매상까지 합치면 7983억원이다.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인회계사 출신인 새누리당 엄용수 의원은 외국계 담배회사들의 재무제표를 분석해 세금 탈루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엄 의원이 외국계 담배회사의 3개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반출시점에 대납(선급)하는 담배소비세 등이 2014년 갑자기 급증했다. 필립모리스코리아는 2013년 852억원에서 2014년 2244억원으로 2.6배 늘었고, BAT코리아 역시 2013년 23억원에서 2014년 38억원으로 1.7배 늘어났다. 엄 의원은 이처럼 담뱃세 인상 전에 세금을 납부한 담배제품이 2015년 1월 1일 담뱃세 인상 후에 판매됐고, 이를 통해 각각 1691억원과 392억원의 세금 탈세가 이뤄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엄 의원은 “정부는 탈루 세액 회수 방안을 마련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날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외국계 담배회사 대표들은 그러나 이런 의혹을 부인했다. 정일우 필립모리스코리아 대표는 “수천억원의 재고차익을 봤다는 감사원의 최근 발표 내용을 인정하느냐”는 새누리당 최교일 의원의 질의에 “감사원 발표에는 해석상의 명백한 차이가 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답변에서 “매점매석 고시를 하긴 했으나 미흡한 면이 있었다”며 “현재 국세청에서 세무조사를 하고 있고 결과에 따라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