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10-14 18:45:58
기사수정 2016-10-14 22:13:57
교문위서 “국감자료 조작 의혹”/ 미방위선 차은택 임용과정 논란/“미래부에 관련서류 하나도 없어/ 얼마나 센 사람이 추천했기에…”/ 산자위도 ‘케이타워 사업’ 쟁점
청와대의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개입 의혹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14일에도 국정감사장 곳곳에서 벌어졌다. 두 재단 의혹에 대해 파상공세를 펴는 야당과 방어에 주력하는 여당이 충돌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부 국감에서는 두 재단 의혹의 핵심인물인 최순실씨 딸의 대입특혜 의혹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최씨 딸인 정모씨의 승마특기생 선발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교수 회의록을 받았는데 굉장히 두루뭉술하게 적혀 있다”며 “국감 자료를 급하게 조작했다는 의혹을 주더라. 원본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이화여대 측에서는 1987년 박모 학생을 승마특기생으로 뽑은 바가 있다며 정씨 사례가 최초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당시 박씨는 일반학생들과 함께 시험을 본 것으로 확인했다”며 “이대의 설명은 허위”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유은혜 의원은 “정씨가 조별과제 명단에서도 빠져 있고 보고서도 다른 학생들에 비해 공을 덜 들였음에도 학점에선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곽상도 의원은 “국민을 대신해서 질의하는데, 잘못된 자료에 근거해 질문하면 국민의 혼란을 가져온다”며 “정확하게 질의해 혼선을 가져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야당을 견제했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미래창조과학부 국감에서는 두 재단 의혹의 또다른 핵심인물인 차은택씨가 미래부 창조경제추진단장(1급)에 임용된 과정이 논란이 됐다. 더민주 신경민 의원은 “차씨의 임용과 관련해 미래부에 질의했더니 관련 서류가 하나도 없다고 들었다. 얼마나 센 사람이 추천했기에 이렇게 일을 쉽게 한 것인가”라고 따졌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국감에서는 미르재단 특혜 의혹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야당 의원들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자금 모금에 개입한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부회장을 집중 추궁했다.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은 “미르재단과 관련해서 전경련의 자금모집 정황이 깊이 드러난 상황”이라며 “신문 기사에는 ‘자금을 내라니까 냈다’며 자발적으로 내지 않았다는 말도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이에 대해 “일부는 자발적이었고 자금을 안 낸 곳도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도 해당 신문 기사에 대해서는 “좀 그렇게 느낄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의혹의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조사 중인 내용이므로 답을 할 수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더민주 이찬열 의원은 “올바른 얘기를 해서 검찰에 도움을 주게끔 해야지, 수사사항이라고 얘기하기 곤란하다는 게 어디 있나”라며 “전경련은 해체하고 이 부회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 부회장의 태도가 국회법을 어기는 처사라고 강력 반발했다.
새누리당은 이 부회장을 적극 옹호했다. 여당 간사인 이채익 의원은 “내가 원하지 않는 발언을 한다고 해서 윽박지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강압적이고 도가 넘는 발언들이다. 팩트에 기반해서 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은 지난 4월 청와대 ‘연풍문 회의’를 주재한 정만기 산업부 제1차관에게 “권력형 게이트의 실체를 밝히라”고 압박했다. 정 차관은 이란의 케이타워(K-Tower) 사업과 관련해 당시 청와대 산업통상자원 비서관으로서 연풍문 회의를 이끌었다. 당시 회의에는 차은택 광고감독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한선 미르재단 이사가 참석했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