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라면·설탕’
지방과 탄수화물 등의 함량이 많아 ‘건강의 적’으로 알려진 식품이다. 하지만 이들 식품이 ‘건강식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최근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한 방송은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다루면서 대표적인 고지방 제품인 버터, 치즈 등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했다. 한 논문에서는 라면이 뼈를 더 튼튼하게 하고 심장병 위험도 낮게 한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노이즈 마케팅’ 덕분일까. 관련 상품 판매는 폭증하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방이 효과적인 다이어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이론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버터, 치즈, 삼겹살 등 고지방식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마트가 8∼10월 매출을 분석한 결과, 8월 19∼9월 18일까지만 해도 버터 -19.2%, 치즈 -11%, 삼겹살 -7.9% 등으로 역신장세를 면치 못했던 고지방식 품목의 매출이 방송 이후인 9월 중순 기점으로 급반전됐다. 9월 19일부터 10월 12일까지 이마트의 버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41.4%, 치즈는 10.3%, 삼겹살은 7.6% 급증했다. 매년 매출이 줄고 있는 쌀은 탄수화물이 ‘다이어트 주적’이라는 방송에 직격탄을 맞았다. -11%이던 역신장세는 -37%나 됐다.
하지만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단이 다이어트에 일시적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인 측면에서 건강에 나쁘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단에 대해 대한비만학회는 ‘장기적인 체중감량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으며 비만 환자에게 일반적으로 권고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라면이 뼈를 튼튼하게 하는 등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주장도 논란거리다. 한 식품 포럼은 최근 한 대학의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토대로 면류 섭취자가 면류 비섭취자에 비해 심근경색·협심증 등 심장병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웃한다. 탄수화물이 주성분인 면류가 소화 등에 부담을 준다는 의학 보고서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 의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라면과 함께 섭취하는 수프에 하루 권장량 90% 해당하는 많은 나트륨이 포함돼 있어 인체에 들어오면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과정에 칼슘을 같이 끌고 나갈 가능성이 높아 오히려 뼈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요즘 식음료업계의 ‘황제’로 불리는 백종원씨의 ‘설탕 조리’도 도마에 올랐다. 백씨는 한 종편 프로그램에서 음식을 요리할 때 “설탕을 넣어야 맛이 좋다”는 주장을 폈다가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가 나오자 “무조건 많이 넣으라는 뜻은 아니었다”고 물러섰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