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는 중·장기적 전략 차원의 농어촌목회전문가를 배출해 우리 농어촌을 살리고, 해외선교의 모판이 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충남노회 오필승 신동리교회 담임목사는 지난 18일 서울 중구 영락교회 50주년 기념관 드림홀에서 열린 농어촌선교전략세미나를 통해 “기독교가 한국의 미래를 위해 우수한 농부를 배출하는 학교를 세워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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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선교의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특강에 나선 오필승 목사. |
그는 “신학생들은 자리가 별로 없는데도 대부분 도시에서 큰 교회를 가려고 한다”며 “예전에는 ‘부름 받아 나선 이 몸 어디든지 가오리다’라는 찬송을 부르며 순종했는데, 지금은 ‘부름 받아 나선 이 몸 도시교회·큰 교회로 가오리다’로 개사를 해서 부를 지경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님이 부르시는 곳이 아닌 ‘내가 가고 싶은 곳’, ‘크고 대우가 좋은 곳’으로 가는 것을 출세와 성공의 척도로 생각하고 있다”며 “자본주의에 물든 오늘의 교회와 제도적인 교회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을 여실히 보여 준다”고 말했다.
오 목사는 “농어촌선교나 해외선교의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며 “우리의 교회와 노회, 총회가 신학교육의 목표를 다시금 생각해보고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신학교수 석좌제를 통해 신학교수를 키우고 지원하는 제도가 있다”며 “이와 같은 것을 자립교회의 규모에 따라 농어촌목회자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농어촌선교사 석좌제’를 실시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 기독교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우수한 농부를 배출하는 학교를 세워야 한다”며 “생명농업고등학교와 생태농업대학을 세워 농업부문에 인재를 육성하는 일을 해야 할 때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농어촌선교에 지원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인식하에 지난 20년 동안 해외로 눈을 돌려 해외선교를 경쟁적으로 해왔다”며 “이제는 제대로 된 농어촌교회 목회자를 키워냄으로써 한국교회가 제3세계 농어촌선교를 감당할 지도력을 키우는 모판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목사는 “교회, 노회, 총회적으로 농어촌선교전략은 단기, 중기, 장기로 전략이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농어촌선교사 석좌제와 생명농고, 생태농업대 등을 통해 농어촌목회전문가를 배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단기적으로는 현재 농어촌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들이 새로운 귀농·귀촌마을 만들기 시대의 변화를 이해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농어촌교회와 성도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찾는 목회자와 평신도를 위한 교육 및 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교회나 노회 단위에서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드는 농어촌선교대회를 열고 자매결연을 통해 지속적·유기적인 공동체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여력이 있는 교회나 기관, 단체에서는 자발적인 봉사단을 조직해 농어촌교회와 협력하는 봉사선교를 하는 일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충남 청양 정산푸른볕교회 고광진 목사와 충북 제천 조은교회 염자룡 목사가 주제발표에 나섰다.
특히 고광진 목사는 “이제 농어촌교회라는 마차는 목회와 생계라는 두 개의 수레바퀴가 균형 있게 굴러가야만 선교라는 목적지를 향해 전진할 수 있다”며 “따라서 농어촌교회 목회자는 목회와 생계 중 어느 것 하나 소홀힐 할 수 없는 이중의 사명을 감당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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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락교회에서 열린 농어촌선교전략세미나 전경. |
한편, 영락교회 선교부와 제1여선교회가 주관한 이날 세미나는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열린 영락교회 선교대회의 일환으로, 농어촌목회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김현태 기자 jknewsk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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