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 생전퇴위 영상메시지, 사전에 두 왕세자와 논의"

미치코 왕비, 일부 보도 인정
미치코(美智子·사진) 일본 왕비는 남편인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생전퇴위’ 의사를 내비친 대국민 영상 메시지를 발표하기 전 두 아들과 상의했다고 밝혔다.

20일 생일을 맞아 만 82세가 된 미치코 왕비는 사전 서면 질의·응답 형식을 통해 지난 8월8일 발표된 아키히토 일왕의 영상 메시지와 관련해 일왕이 장남인 나루히토(德仁) 왕세자 및 차남인 후미히토(文仁) 왕자와 사전에 상담했다고 설명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이날 보도했다. 이는 아키히토 일왕이 생전퇴위 의향을 그전부터 가까운 인물들에게 알렸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미치코 왕비는 “신문 1면에서 ‘생전퇴위’라는 큰 활자를 봤을 때의 충격은 컸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까지 역사 서적 속에서도 이런 표현을 접한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순간 놀라움과 함께 슬픔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이어 “왕실의 중대 사안 결정과 관계있는 것은 왕위 계승을 기다리는 이들이지 그 배우자나 친족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도 이런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특별법을 제정해 아키히토 일왕이 재위 30년째인 2018년 퇴위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문가회의를 설치했으며, 관련 논의를 서둘러 내년 정기국회 때 관련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도쿄=우상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