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10-25 13:33:17
기사수정 2016-10-25 13:36:53
신용현 의원 "본인이 연구과제 출제하고, 8억2천만원 연구비 수주"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해 학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화여대 이 모 교수가 불공정하게 정부 연구비를 수주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 신용현(국민의당) 의원이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대 이 모 교수는 한국연구재단의 50억원에 달하는 연구과제의 기획의원으로서 연구과제를 제안하는 역할을 하고도, 직접 연구책임자가 돼 8억2천만원의 연구비를 수주했다.
정부 연구과제는 우선 연구과제를 공모하기 전에 한국연구재단의 연구단장(PM)이 주재해 전문가그룹 기획회의를 열고 과제제안서를 만든 뒤, 이를 토대로 사업 공고를 내면 대학이나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모 교수는 5차례의 전문가그룹 기획회의 중 4번이나 참석해 과제제안서 초안까지 검토하고도, 본인이 공모한 연구 주제에 연구비 지원을 신청했다.
심사위원이 문제를 출제하고, 다시 학생이 돼 문제를 푼 셈이다.
특히 과제제안서 최종 검토에 참여하면 과제를 신청할 수 없다는 규정을 피하려고, 마지막 다섯 번째 회의에는 자신의 연구과제에 참여하고 있는 신 모 교수를 대신 참석하도록 했다.
해당 과제 공모에는 이화여대와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신청했고, 평가 결과 각각 76.71점과 74.14점을 받아 2.57점 차이로 이대 연구팀이 과제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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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이화여대 생활환경관 건물에 메모들이 붙어 있다. 메모에는 야권이 정권의 `비선 실세`로 지목하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학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는 교수에게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
결국, 다른 지원자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과는 출발선부터 달라 불공정인 경쟁이 됐다.
게다가 해당 연구과제의 총괄 책임을 맡은 한국연구재단 김 모 연구단장(PM)은 2014년 3월 새누리당 부대변인으로 임명돼 올해 3월에는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까지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가 불거지자 김 연구단장은 지난 24일 당적을 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현 의원은 "탑다운(하향식) 방식으로 이뤄지는 정부 연구과제를 처음부터 설계한 기획위원이 연구책임자로 선정되는 것은 건설사 입찰비리와 다름없는 불공정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정하게 연구비를 배분해야 할 연구재단 연구단장은 당적을 갖고 정치적 중립성을 위배했다"면서 "이대 연구팀의 50억원 연구비 수주에 문제가 없었는지 재조사하고, 김모 단장의 연구비 공모과정에 대한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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