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지지율 첫 10%대 추락… 콘크리트 지지층도 외면

리얼미터 24∼26일 여론조사 / ‘문건 유출 사태’ 후 날개없는 추락 / 60대 이상 · PK·TK 지역 이탈 폭 커 / “국정운영 잘못” 첫 70%대 넘어서 / 42.3% “대통령 하야 또는 탄핵해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최순실씨 비선실세 의혹으로 취임 후 처음 10%대로 급락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27일 밝혔다.

리얼미터가 지난 24~26일 전국의 성인 유권자 15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전체의 21.2%를 기록해 전주에 비해 무려 7.3%포인트나 하락했다.

반면 부정적인 평가를 한 응답자 비율은 73.1%로, 8.6%포인트나 급상승하며 처음으로 70%대를 넘어섰다. 특히 지난 26일 일간 조사에서는 긍정평가가 17.5%에 그쳐 취임후 첫 10%대를 기록했고, 부정 평가는 76%에 달했다.

박 대통령이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임기 내 개헌 추진을 전격 선언했던 24일에는 28.7%로 지난주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대통령 연설문이 최씨에게 사전 유출돼 수정된 사실이 알려지고 박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발표한 25일 22.7%로 하루 만에 6%포인트 떨어졌다. 이어 최씨가 국정 전반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확산된 26일 결국 17.5%로 폭락했다.


고개 숙인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부산=서상배 선임기자
리얼미터는 “거의 모든 지역, 연령층, 지지정당, 이념 성향에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핵심 지지층인 60대 이상, 보수층,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 새누리당 지지층의 이탈 폭이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24∼26일 조사에서 연령별로는 박 대통령 지지가 우세했던 60대 이상에서 긍정평가가 42.7%로 12.2%포인트 폭락하며, 사상 첫 부정평가(54.9%)가 긍정평가를 앞섰다. 50대(긍정평가 29.0%, 부정평가 67.7%)에서도 취임 후 첫 긍정평가가 20%대로 떨어진 데 이어, 40대(16.3%, 79.3%)에서는 10%대 중반으로 내려앉았다.

지역별로는 부산·경남·울산이 12.6%포인트 떨어진 20.6%로, 가장 큰 폭으로 지지층이 이탈했고, 박 대통령의 지지 지역인 TK 역시 9.7%포인트 떨어진 35.4%로 PK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낙폭을 보였다. CBS의 의뢰로 리얼미터가 26일 유권자 532명을 대상으로 박 대통령이 책임지는 방식과 관련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하야 또는 탄핵해야 한다’는 의견이 42.3%로 가장 높았고 이어 청와대 및 내각의 인적 쇄신(21.5%), 새누리당 탈당(17.8%), 대국민 사과(10.6%) 순으로 파악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황용호 선임기자 drag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