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의 여덟 살 소녀가 학교에 가지 않으려 했다는 이유로 시내 가로등에 묶였다가 풀려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더 스타와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앞선 27일 쿠알라룸푸르의 한 도로 가로등에 묶인 소녀가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발견됐다.
소녀는 교복 차림이었다. 옆에는 가방과 물통 등이 놓여 있었다.
소녀 주변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어째서 소녀가 가로등에 묶여야 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소녀를 묶은 사람이 그의 엄마라는 사실을 알았다. 곧 엄마가 도착할 거라는 소녀의 말에 이들은 다른 해체 전문가를 찾는 대신 소녀의 엄마를 기다리기로 했다.
약 10분 후 나타난 소녀의 엄마는 경찰관들에게 “딸이 학교에 가지 않으려 해서 묶었다”고 말했다.
가로등에서 풀려난 소녀는 엄마와 경찰서로 이송돼 조사를 받았다. 별다른 악의가 없다고 판단한 경찰은 다시는 같은 짓을 반복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여성을 훈방조치했다. 소녀도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가로등에 묶인 사람을 구하려 출동한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소녀와 여성의 신원을 밝히지는 않았다.
네티즌들은 분노했다.
한 네티즌은 “소녀의 엄마도 가로등에 묶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소녀를 보호소로 옮겨야 한다”며 “가족과 같이 살면 또 저런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고 반응을 보였다. “소녀가 불쌍하다”며 안타까워한 이도 있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말레이시아 더 스타·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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