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근 "최순실 전혀 몰라, 연설문 부속실로 넘겼고 큰 수정 없었다"

최순실씨 국정개입의 주요 사안인 대통령 연설문 수정 여부에 대해 핵심 당사자인 조인근(53)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은  "최순실 씨에 대해 전혀 몰랐으며 언론보도를 보고 알았다"며 "(대통령) 연설문을 중간에 손을 댔다는 의심을 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증권금융 상근 감사위원으로 재직 중인 조 전 비서관은 최씨의 개인PC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대통령 연설문의 초안을 맡았던 장본인이다.

조 전 비서관은 현 정부 출범 이후 3년5개월간 대통령 연설기록비서관으로 일하다가 지난 7월 사직, 8월29일 증권금융 감사로 선임됐다.

28일 오후 3시 조 전 비서관은 여의도 증권금융 사무실 출근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 개입 논란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조 전 비서관은 최씨가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 수정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인 지난 25일 이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날 조 전 비서관은 "청와대와 일절 교감은 없었다"고 선을 긋고 "최순실씨는 이번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말했다.

조 전 비서관은 "연설비서관 재직 시절 최종 연설문이 달라진 경로를 사전에 확인하지 않았냐"는 물음에 "연설문이 이상하게 고쳐져 돌아온 적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설문 원고를 (대통령에게) 드리면 큰 수정은 없었다, 중간에 손을 댔다거나, 의심한 바도 없고 또 하나는 연설문이라는 게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판단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대통령 연설문 원고는 통상 부속실에 보고했고, 몇 개의 단어와 표현은 수정됐다"고 했다.

조 전 비서관은 '연설문이 수정돼 돌아온 적이 있다는 말을 사석에서 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연설문이 이상하게 돌아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부인했다.

조 씨는 "부속실로 넘겼다"고는 했지만 '누구에게 넘어갔느냐'는 질문에 "이 정도면 충분히 말한 것 같고 그 이상은 보안 규정상 말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조 전 비서관은 급작스럽게 사직한 이유에 대해선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어서 나온 것은 아니다"라며 "대선 기간까지 4년 넘게 연설문 일을 하다보니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고 건강도 안 좋아져서 사의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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