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10-28 18:30:04
기사수정 2016-10-28 22:01:08
인적쇄신·중립내각 요구 빗발 / 박 대통령 지지율 14%로 급락 / “이원종 실장 이미 사표 제출” / 이정현 1시간 반 대통령 독대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 대혼란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인 10%대로 급락하고, 정치권과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청와대 및 내각의 대대적 인적쇄신과 거국중립내각 구성 요구가 빗발치며 ‘식물정권’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26일 사표를 제출하는 등 청와대가 인적개편을 중심으로 한 정국 수습안을 준비하고 있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분노한 민심을 가라앉힐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에서 박 대통령이 전면적인 인적쇄신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지도부가 전원 사퇴하겠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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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사 신임장 수여식서 기념촬영을 기다리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박 대통령은 28일 통일준비위원회 민간위원들과의 오찬 간담회를 연기했다.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후 박 대통령이 공식 일정을 연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흔들림 없는 국정 운영을 위해서 다각적 방향에서 심사숙고하고 계신다”며 “인적쇄신을 포함해 숙고하시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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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사 신임장 수여식서 얼굴을 만지며 무언가 생각하고 있다. 왼쪽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오른쪽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
청와대 김재원 정무수석은 이날 국회 예결특위 전체회의에서 야당의 인적쇄신 요구와 관련 “그저께(26일) 비서실장은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저희도 언제든 때가 오면 국민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새로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 난국을 수습하는 데 도움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할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오후 청와대에서 90분가량 박 대통령을 독대한 뒤 기자들에게 “조속한 인적쇄신을 건의했으며 (박 대통령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당사자(최순실)가 빨리 들어오고 수사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도 전했다고 말했다. 앞서 정진석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통령께 청와대 비서진과 내각의 전면 인적쇄신을 요구한 만큼, 이것을 대통령이 안 하시면 당 지도부가 전원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 지지도는 대국민 사과 직후인 26∼27일 조사에서 14%(표본오차 95% 신뢰도±3.8%p)까지 떨어졌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