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들어왔지만… 최씨 행방 묘연

언론 눈 피해 사건 핵심과 입맞추기? / 머물며 검찰수사 대비 추정… 도피 전 거주 건물엔 모습 안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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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전격 입국한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의 행방이 묘연하다. 국정 농단 파문으로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최씨는 모처에 머물면서 검찰 수사 등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어디로 갔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언론의 눈을 피해 은신하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최씨가 경기 가평군 청평면에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최씨 변호를 맡은 이경재(67)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시외버스를 타고 청평면으로 향해서다. 청평면에는 조용히 지낼 수 있는 고급 별장과 펜션들이 많다.

이 변호사는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청평버스터미널 인근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씨는) 서울시내에 있다”며 “개인적 용무로 (청평을) 들렀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최씨가 소유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미승빌딩에는 그의 모습이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최씨의 주민등록상 주소지로 알려진 이 건물 앞에는 드문드문 취재진만 보였고 경비원도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1층 한쪽에 자리 잡은 베트남 음식 식당에만 사람들이 북적일 뿐이었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의 주역 최순실씨가 귀국한 3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최씨 자택 건물 주변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최씨는 지하 2층~지상 7층인 이 건물의 6·7층에 거주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6일 검찰의 압수수색 당시 화제가 된 고가의 명품 신발 수십 켤레는 6층 현관문 옆 신발장에 방치돼 있었다.

이 건물의 대리주차 일을 오랫동안 해왔다는 A씨는 최씨를 봤느냐는 질문에 미간을 찌푸린 채 “여기에 왔겠느냐”고 반문하며 “(최씨가) 여기 안 산다”고 잘라 말했다. A씨는 최씨를 언제쯤 마지막으로 봤느냐는 질문에는 “(최씨를) 못 본 지 1년도 더 넘었다”며 “기사를 보니 최씨 언니(최순득씨)가 도곡동 산다는데 그런 곳에 가지 않겠느냐”면서 자리를 떴다.

최씨 언니가 산다는 강남구 도곡동 빌라도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이 빌라의 경비원은 “아무것도 모른다”며 인터뷰를 거부했다. 최씨 동생이 사는 용산구 한남동의 한 아파트에서도 최씨 흔적은 없었다.

비밀리에 입국한 최씨의 모습은 한 시민에 의해 우연히 포착됐다. 이 시민이 찍은 사진을 보면 최씨로 보이는 여성이 검은 선글라스를 낀 채 짙은 남색 패딩 점퍼를 입고 있으며 두 손에는 각각 여권과 검은 가방을 들고 있다. 이 여성의 옆모습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독일에서 본지 기자들이 인터뷰한 최씨 옆모습과 매우 흡사하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