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10-31 01:44:08
기사수정 2016-10-31 07:12:46
독일서 57일 만에 몰래 귀국
청와대는 검 압수수색 불응
‘십상시’ 모임 지목 중식당에
최씨·조카 장유진 드나들어
검찰이 현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60)씨를 31일 소환해 조사한다. 그가 영국에서 귀국한 지 하루 만이다. 국정농단 등 그동안 제기된 의혹의 실체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검찰은 재차 청와대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사무실 등의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청와대의 불승인 방침에 따라 임의제출 형태로 자료를 넘겨 받았다. 최씨는 2014년 ‘정윤회 문건’ 사건 당시 현 정권 비선 실세들의 회합 장소로 지목된 서울의 한 식당을 수시로 드나든 정황이 세계일보 취재로 드러났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31일 오후 3시 최씨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도록 소환 통보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은 최씨를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불법 설립 및 기금 유용 △국정농단 의혹 △딸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최씨는 이날 오전 7시30분쯤 영국 런던발 항공기 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최씨는 귀국을 앞두고 그동안 머문 독일을 떠나 영국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청와대의 비협조로 압수수색에 실패한 검찰은 이날 안 수석과 정호성 부속실 비서관 사무실에서 종이상자 7개 분량의 자료를 확보했다.
한편 최씨가 2014년 세계일보가 청와대 문건을 입수해 폭로한 이른바 ‘십상시’(중국 후한 영제 때 권력을 쥐고 조정을 농락한 10명의 환관) 모임이 있었던 곳으로 지목된 서울 강남의 한 중식당에 드나들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날 본지 취재팀과 만난 A씨는 “최씨가 2012∼2014년 강남 중식당을 예약도 없이 찾아오곤 했다”며 “특히 조카 장유진(38·장시호로 개명)씨와 단둘이 와서는 꼭 ‘룸’을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장씨는 최씨에게 CF감독 출신 차은택(47)씨를 소개해주고 비자금 통로로 의심받는 비덱코리아 설립 과정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A씨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작성한 ‘정윤회 문건’에 등장한 이 식당에서 상당 기간 일했던 인물이다. 또 최씨는 전 남편 정윤회씨와 딸 유라씨는 물론이고 언니인 최순득(64)씨, 조카 장씨, 형부 장모씨 등과 함께 강남 B중식당에서도 자주 가족 모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훈·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