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법규 위반 사실을 뒤늦게 안 미국의 한 경찰관이 양심을 속이지 않고 자신에게 벌금을 부과한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헤인스시티 경찰관 팀 글로버는 최근 시내 교차로 CCTV를 돌려보다 낯익은 번호판이 달린 차량을 발견했다.
영상을 몇 번이나 확인한 글로버는 깜짝 놀랐다. 교차로 신호를 위반하고 좌회전한 차량이 자신의 순찰차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영상에 찍힌 날짜는 지난 9월8일. 무려 한 달이나 지난 후였다.
“이럴 수가! 나잖아?”
차분히 기억을 되짚은 글로버는 점심시간에 샌드위치를 사러 갔다가 복귀 중이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급히 할 일이 있어서 서둘러 돌아오던 중 생긴 일이었다. 앞선 트럭을 따라 왼쪽으로 방향을 트느라 신호를 어겼다는 건 전혀 몰랐다.
벌금 고지서 발급 담당인 글로버는 신호를 어겼을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만약 그가 CCTV 영상을 돌려보지 않았다면 자기조차 법규위반 사실을 모를 수도 있었다.
가만히 있으면 되는 일이다. 누구도 그가 신호를 어겼다는 것을 모른다. 과연 글로버의 선택은?
글로버는 자신에게 158달러(약 18만원)짜리 벌금 고지서를 발급했다. 양심을 속일 수는 없었다. 한 달이나 지났지만 뒤늦게라도 벌금을 내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
글로버는 “자기가 저지른 잘못은 책임져야 한다고 배웠다”며 “주어지는 벌도 달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왔다”고 고지서 발급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샀던 어떤 것보다 비싼 샌드위치를 먹었다”고 농담도 곁들였다.
글로버의 동료는 “오랫동안 같이 일해서 그를 잘 안다”며 “글로버는 누구를 속일 사람이 절대로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미국 폭스뉴스 영상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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