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10-31 15:58:19
기사수정 2016-10-31 16:41:09
대통령을 하루 아침에 힘을 잃게 만든 최순실씨가 31일 오후 검찰에 출석하자 서울중앙지검 청사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최씨는 이날 오후 2시 58분쯤 벙거지 모자, 목도리, 검은색 코트 차림으로 검은색 에쿠스 승용차에서 내렸다.
최씨 모습을 담기 위해 취재진은 아침일찍 포토라인에 자리를 잡는 등 내외신 취재진은 1000여명에 일으러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당초 취재진은 검찰·변호인과 협의해 최씨의 안전이 보장되는 가운데 국민 앞에 최씨 스스로 입장을 밝히고 사과하는 발언을 듣기 위해 '포토라인'을 설치, 문답 시간을 갖기로 했다.
최씨는 앞을 빼곡히 메운 취재진 사이를 입을 가린채 비교적 빠른 걸음으로 지나갔다.
이때 취재진 사이사이로 자리를 잡고 있던 민중연합당 당원 등이 피켓을 들고 최씨의 국정농단에 대한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기습 시위를 벌였다.
이들 시위대가 피켓을 펼치고 쏟아져 나오는 바람에 포토라인이 무너졌다.
이들을 제지하려는 검찰 관계자와 최씨 발언을 들으려는 취재진, 청사로 들어가려는 최씨 측이 한 데 엉켰다.
이 과정서 최씨는 인파에 떠밀려 휘청거리며 넘어질뻔 했고 황급히 주변의 도움을 받아 청사 내부로 들어갔다.
최씨는 "국민 여러분 용서해 주십시오. 죄송합니다"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이어 청사 엘리베이터 앞에서 "죽을죄를 지었습니다"라고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최씨가 인파를 뚫고 청사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검은색 명품 프라다 신발 한짝이 벗겨졌다.
이 신발은 한 남성이 주워 청사 내부로 들어가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토라인이 무너진 것에 대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검찰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포토라인을 설정했다"면서 "일부 시위대의 기습적이고 무질서한 행동으로 포토라인이 무너진 것에 대하여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청사 건물 안에도 최씨의 얼굴을 직접 보려는 100명 안팎의 검찰 직원이 모여들기까지 했다.
한편 최씨가 청사에 들어간 20여분 뒤 '시녀검찰 해체하라'고 적힌 손피켓을 든 중년 남성이 "최순실 안 잡고 시간 끈 이유가 뭐냐"라며 항의와 함께 오물통을 들고 청사에 난입하려다 보안 요원에 제지당했다.
보안 요원과 몸싸움 과정에서 오물통이 바닥에 떨어져 중앙지검 청사 입구에 오물이 뿌려졌으며 검찰측 직원들이 나서 치웠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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