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자물쇠 채운 안종범 "검찰에 다 말한다"

최순실(60·개명 후 최서원)씨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로 부상한 안종범(사진)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그동안 제기된 온갖 의혹들에 대해 “검찰에서 다 말하겠다”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안 전 수석은 2일 오후 1시50분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에 직권남용과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로 출석했다. 앞서 안 전 수석을 출국금지하고 청와대 내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그에게 이날 오후 2시까지 소환에 응할 것을 통보했다. 안 전 수석은 예정보다 10분가량 일찍 출석한 것이다.

앞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이승철 부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안 전 수석이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을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안 전 수석은 “두 재단 모금과 무관하다”고 밝혀와 거짓말 논란이 불거졌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을 상대로 두 재단 관련 모금 지시의 배후에 누가 있었는지, 박근혜 대통령인지 아니면 최씨인지를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안 전 수석이 박 대통령에게 모든 책임을 떠밀 경우 검찰 수사의 칼끝이 박 대통령을 겨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음은 기자들과 안 전 수석의 일문일답.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모금을 전경련에 지시했나? 아니면 박근혜 지시인가?

“검찰에서 모두 다 사실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SK그룹과 롯데그룹 상대 모금에 강제성이 있었나?

“검찰에서 진실을 밝히겠습니다.”

―자꾸 검찰, 검찰 하는데 법적 책임을 질 의향이 있다는 뜻인가?

“검찰에서 사실대로 다 말씀드리겠습니다.”

―최순실과는 무슨 사이인가? 직접 만난 적은 없나?

“검찰에서 다 밝히겠습니다.”

―K스포츠재단 관계자들 중에 기억 나는 이가 아무도 않나?

“…” (대답 않고 검찰청사 안으로 들어감)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