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11-02 18:31:51
기사수정 2016-11-02 21:58:46
새누리 반응 엇갈려 / 이정현 “김 후보 지명 탕평인사… 야당 부정은 노무현정부 부정” / 유승민 “당혹… 동의 구했어야” / 남경필 “진짜 위기가 시작됐다”
새누리당이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 발탁을 놓고 둘로 쪼개졌다. 지도부 총사퇴를 둘러싼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의 대립에 이은 것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위기를 맞은 여당이 계파 갈등으로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친박 지도부는 개각을 환영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정현 대표는 2일 기자들과 만나 김 내정자를 “정파색이 덜한 사람”, “노무현정부의 모든 정책 틀을 짠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염동열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개각은) 위기에 처한 국정을 안정, 정상화하기 위한 (박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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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 간담회에서 이정현 대표와 정병국 의원의 언쟁을 지켜보다 자리를 박차고 나서고 있다. 이재문기자 |
이 대표는 김 내정자에 대한 야권의 반발은 명분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만약 야당이 이분(김 내정자)을 부정하거나 부인하려고 한다면 노무현정부를 부인하고 부정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야권이 먼저 제안한 거국중립내각의 취지에 맞게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 내정자를 지명한 ‘탕평·중립 인사’라는 얘기다.
반면 비박계는 야당은 물론 당 지도부도 몰랐던 일방통행식 인사는 여야 갈등만 부추길 뿐이라고 비판했다. 총리 임명은 여소야대인 20대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야당과의 사전 조율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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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재문기자 |
유승민 의원은 “당에서 최고중진회의를 하고 있는데 발표하신 건 좀 당혹스럽다”며 “사전에 야당의 동의를 구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남경필 경기지사도 페이스북에 “일방적 인사발표는 위기극복의 해법이 아니다”고 지적한 뒤, 박 대통령이 진솔한 사과 대신 개각을 선택한 것에 대해 “진짜 위기가 시작됐다”고 우려했다. 정병국 의원은 “거국중립내각의 핵심인 야당과의 협의가 일절 없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발표는 대통령의 변함없는 불통만 드러냈을 뿐”이라며 맹비난했다. 권성동 의원도 “지금과 같이 (박 대통령의) 신뢰가 바닥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내정자를 지명하면 또 다른 반발만 일으키게 된다”고 가세했다. 김용태 의원은 페이스북에 “박 대통령의 김 총리 지명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