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11-03 18:41:59
기사수정 2016-11-03 22:30:38
“총리 되면 권한 100% 행사… 경제·사회정책 담당” 강조 / 야권, 청문회 거부 재확인 / 청와대 비서실장 한광옥… 정무수석에 허원제 내정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는 3일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국정농단 연루 의혹과 관련해 “저는 (대통령) 수사와 조사가 가능하다는 쪽이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통령을 포함해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며 “다만 국가원수인 만큼 절차나 방법에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새누리당 탈당 문제와 관련해선 “대통령의 당적이 국정의 발목을 잡으면 총리로서 탈당을 건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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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총리 내정자가 3일 서울 종로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닦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
김 내정자는 “경제·사회 정책은 제가 잘 할 수 있는 영역으로 이 부분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제게 맡겨달라고 했다”며 “국무총리가 되면 헌법이 규정한 국무총리로서의 권한을 100%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치를 담당하는 책임총리가 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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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은 법정으로 현 정부의 비선실세로 국정을 농단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최순실씨가 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교도관에 이끌려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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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수석’은 구치소로 긴급체포 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3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서 15시간 넘는 조사를 받은 뒤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 내정자는 “국정이 붕괴되는 상황을 그대로 보고 있기 힘들었다”며 “냉장고 안에 음식은 냉장고가 잠시 꺼져도 상한다. 국정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모든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는 점에서 (총리직을)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의 총리 지명을 받아들이고 야권의 ‘총리직 수락 철회’ 요구를 거부한 것이다.
그는 각료 인사와 관련, “개각을 포함해 모든 것을 여야 정당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이 국민적 비판에 직면한 상황에서 국회와 여야 정당은 국정동력의 원천이고 이 원천으로부터 동력을 공급받지 못하면 국정의 불은 꺼지게 된다”면서 “상설적인 협의기구와 협의 채널을 만들어서 여야 모두로부터 그 동력을 공급받겠다”고 약속했다. 자신이 총리가 되는 게 거국내각으로 가는 길이라며 여권과 같은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야당은 김 내정자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김 내정자는) 불통 대통령께서 문자로 내려보낸 불통 총리”라며 “대통령이 국회를 무시한 채로 지명을 강행한 총리다. 더 이상 언급할 가치가 없는 얘기들”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거부 의사를 재확인한 셈이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에 한광옥(74·전북 전주)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을 내정했다. 새 정무수석에는 원조 친박(친박근혜)으로 분류되는 허원제(65·경남 고성)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을 발탁했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